가스公 미수금 2분기 말 12.2조,  전년 말보다 3.6조↑...가스요금 인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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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公 미수금 2분기 말 12.2조,  전년 말보다 3.6조↑...가스요금 인상하나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9.1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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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미수금은 지난해 말에 비해 3조 6500억 원 이상 증가하면서 12조를 넘어섰다. 이는 잇따른 요금인상에도 소폭 인상에 그쳐 도입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판매한 탓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수금이 더 쌓일 공산이 커 정부와 가스공사는 가스요금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 주가는 올해 1월2일 3만3250원으로 출발했으나 11일 2만4900원으로 내려앉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나증권이 지난 8월14일 제시한 목표주가 3만5000원까지 가려면 가야할 길이 매우 멀어 보인다.

가스도입단가를 밑도는 가격에 가스를 판매하면서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12조 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한국가스공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가스도입단가를 밑도는 가격에 가스를 판매하면서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12조 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한국가스공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1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분기 말 12조2435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3조6579억 원 불어났다. 미수금 증가로 가스공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운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 2020년 말 2000억 원, 2021년 말 1조8000억 원에 그친 미수금은 지난해 초 러시아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을 중단하면서 가격이 폭등하자 1년 사이에 약 7조원이 더 늘어  8조 6000억 원에 도달했다.

미수금 증가는 천연가스 도입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가스공사는 미수금 증가 등 영향으로 상반기에 이자비용만 7835억 원을 부담했다. 이는 전년(3560억 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조4970억 원에 이른 당기 순이이익은 올 상반기 727억 원으로 감소했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지난 5월15일 가스요금을 MJ당 1.04원 올렸지만 민수용 가스요금 원가회수율은 78%에 그쳤다. 따라서 가스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이에 가스공사는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가스공사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23조 6011억 원에서 올 상반기 말 17조 5558억 원으로 26% 줄었다. 가스공사의 회사채 발행 한도가 올 연말에는 초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스공사의 사채발행 한도는 지난해 가스공사법 개정으로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4배에서 5배까지 늘었다. 가스공사는 올해 기업어음(CP) 발행 또는 은행 차입금으로 13조 원을 조달했는데, 이를 회사채로 대체하면 발행 한도가 자본금과 적립금 합산액의 4.9배에 도달한다.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야경.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야경. 사진=한국가스공사

가스공사는 미수금 추가 누적을 막으려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사우디아라비아(하루 100만 배럴)·러시아(하루 30만 배럴)의 감산 연장 결정으로 유가가 치솟고 있는 점도 가스공사의 부담을 더해 요금 인상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가스요금은 국제유가와 연동돼 있다. 유가가 오르면 가스요금도 자동으로 오른다.

국제유가는 이미 배럴당 90달러에 도달했다.지난 7일(현지시각)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에 비해 0.8%(0.68달러) 내린 배럴당 89.92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브렌트유는 지난해 11월16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넘어섰다. 같은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86.87달러를 기록했다.  WTI 선물은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뒤 10거래일만에 소폭 하락 전환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채권시장 안정화와 선제적 자금관리를 위한 그간의 노력들이 오히려 부메랑이 돼 요금 현실화 논의에서조차 배제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겨울철  안정된 자금 운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 유재선 연구원은 "2분기 말 기준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은 12조 2000억 원으로 1분기에 비해 6000억 원  증가했다"면서 "이전 보다 증가 속도가 완화된 가운데 8월 현재 도시가스 민수용과 산업용 원료비를 보면 격차가 많이 좁혀졌지만 아직은 후자가 더 높다. 아직 도시가스 요금 인상 없이 자연스러운 미수금 회수가 이뤄질 수 없는 환경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재선 연구원은 "최근 상승한 유가를 감안하면 가스요금 인상 등 외부 요인 없이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2022년과 달리 대규모 원가 변동에 따른 급증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누적되고 있는 상황은 경계가 필요한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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