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에 따른 재고증가로 말레이시아의 팜오일 가격이 하락했다. 팜오일은 식용유와 아이스크림, 화장품 등의 원료로 쓰이는 식물성 기름이다. 인도네시아가 세계 1위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말레이시아는 2위의 수출국이다. 우리나라 농심 등 라면 3사는 말레이시아에서 라면 제조용 팜오일을 수입하고 있다.
12일 말레이시아 팜오일 위원회(MPOB)와 디엣지마켓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팜오일 재고가 8월 말 7개월 사이에 최고로 치솟으면서 팜오일 가격에 강한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MPOB 통계에 따르면, 8월 말레이시아의 팜오일 재고량은 212만t으로 22.5% 급증했다. 이로써 말레이시아의 팜 오일 재고량은 4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로이터통신이 중개상과 분석가 1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나온 9.23% 증가한 189만t 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8월 팜오일 원유(CPO) 생산은 7월보다 8.9% 증가한 175만t으로 시장 예상치 172만t을 웃돌았다. 7월 생산량은 11.2% 증가한 161만t을 기록함에 따라 7월 재고량은 173만t으로 6월에 비해 0.68% 증가했다.
반면, 말레이시아의 8월 팜오일 수출은 122만t으로 줄었다. 7월 수출량은 15.6% 증가한 135만t이었다
말레이시아 CPO 선현물 가격은 하락세다. 현물 가격은 지난 1일 t당 3888.50링기트에서 11일 3708.50링기트로 내렸다. 선물가격도 떨어졌다. 말레이시아 파생상품거래소에서 11월 인도 벤치마트 선물 가격은 11일 t당 3714링기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전거래일에 비해 3.03%(116링기트) 하락한 것이다. 11월 인도 선물계약 가격은 지난주 5.20% 떨어졌다.
중국 대련선물거래소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대두유 선물 가격은 0.15% 오른 반면, 팜오일 선물 계약 가격은 1.30% 내렸고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대두유 선물 가격은 0.69% 내렸다.
팜 오일 최대 수입국인 인도 뉴델리에 있는 한 중개업체의 딜러는 "아무도 이정도 수준의 재고를 예상하지 않았다"면서 "재고증가와 수출감소는 팜오일 가격에 추가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달들어서도 팜오일 수출이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말레이시아의 팜오일 제품수출은 11.2% 감소한 35만823t에 그쳤다.8월 같은 기간 수출은 39만5145t이었다.
인도 뭄바이의 식용유 중개업체 쑨빈 그룹의 상인 아닐쿠마르 바가니 조사 부문 대표는 "말레이시아의 수출은 인도오하 같은 핵심 시장의 재고 증가와 해바라기유와 대두유 등 경쟁 식물성 기름의 가격 하락 탓에 9월에도 계속 하락할 것"이라면서 "시장은 엘니뇨 충격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10월 이후 새산감소를 예상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인도와 말레이시아에서 그런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