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소비자물가 3.7% 상승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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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8월 소비자물가 3.7% 상승의 의미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9.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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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에 비해  3.7%, 7월에 비해 0.6% 상승하면서  2개월 연속 뛰었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이 종합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3%, 전달대비 0.3% 상승했다. 근원 CPI는 7월(4.7%상승)보다 상승률이 둔화됐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연내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최근 3개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와 기여도 추이(단위, 전년 동월 대비 %). 사진=국제금융센터
미국의 최근 3개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와 기여도 추이(단위, 전년 동월 대비 %). 사진=국제금융센터

14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에너지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3.6% 하락하고 식품가격은 4.3% 상승했다.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0.2% 올랐다. 신차는 1년 전에 비해 2.9% 상승했으나 중고차는 6.6% 하락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의 하건형 연구원은 "7월 시작된 국제유가 반등이 시차 두고 반영돼 에너지 물가가 전달에 비해 5.6% 상승했고 특히 휘발유 가격은 10.7% 급등하며 에너지 물가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서비스는 5.9% 상승했다. 특히 주거서비스 요금은 7.3% 올랐다. 이 가운데 임대료는 7.8%, 자가주거비는 7.3% 상승했다. 비주거 서비스는 3.1% 올랐다. 운송서비스는 10.3% 오른 반면, 의료서비스는 2.1% 내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요 지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동결 기대와 물가압력 지속 경계감이 엇갈리면서 강보합세로 마감했으며 국채금리는 하락, 달러화는 소폭 강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30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0.20% 상승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0.1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9% 상승했다. 

만기 10년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3bp(1bp=0.01%포인트) 떨어진 연 4.25%, 금리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 물은 5bp 내린 연 4.97%를 나타냈다. 유로와 일본엔, 캐나다달러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전날에 비해 0.1% 오른 104.77을 기록했다. 올들어 달러지수 기준 달러가치는 1.2% 상승했다.

근원물가 구성요소별 상승률 추이와 기여도 변화. 사진=국제금융센터
근원물가 구성요소별 상승률 추이와 기여도 변화. 사진=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센터는 근원 인플레이션의 점진적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양호한 성장,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 등으로 Fed의 신중한 정책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상품 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주거서비스 오름세 둔화 등으로 기조 물가 압력은 완화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국제금융센터는 전망했다. 

아울러 국제유가가 7월 이후 24% 오르면서 상승세를 지속하며 전년 동월 수준을 웃돌면서 9월 CPI에서는 에너지 항목의 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근원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재확인되면서 정책금리 정점 통과 시각이 유지된 가운데 Fed가 양방향(과잉-과소긴축) 균형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했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부전무위원은 "통화긴축 사이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물가와 근원   인플레이션간 엇갈린 신호가 나타남에 따라 당분간 Fed가 물가와 고용 등 경제지표의 변화를 주시하며 신중한 정책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예지 연구원은 "이번 CPI가 9월 정책결정에 미칠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평가되며 시장과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연내 금리동결, 내년 2분기 정책전망은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발 물가 상승 압력에도 재화 중심 물가의 점진적 안정 전망은 유효하다"면서 "서비스 부문 물가 안정 흐름이 약화된 만큼 타이트한 금융 환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하 연구원은  7~8월 서비스 물가 반등은 여행 보복 수요 영향 가능 성도 상존한 만큼 9월 FOMC 회의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 낮지만 장기간 통화 긴축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최제민 연구원은 CPI리뷰에서 "우리는 기존 전망대로 9월 FOMC 회의와 연내 남은 회의(11월, 12월)에서 Fed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면서 "유가 상승에 따른 헤드라인의 강한 반등과 근원물가 상승세 확대는 부담스럽지만 근원물가 중심의 디스인플레이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CPI결과가 근원PCE 인플레에 상방압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노동시장의 타이트니스 완화, 가계의 소비 버퍼 축소 등을 감안 할 때 Fed가 인내심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유가와, 파업 증가 등 인플레이션을 재차 자극할 수 있는 이슈가 현 수준보다 악화될 경우 추가 긴축이나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이와 관련된 9월 FOMC Fed위원들의 SEP 전망치 변화(중립금리와 내년도 근원PCE 전망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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