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에 수출보험을 지원하는 공기관인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K-SURE)가 미국·캐나다 정부와 한국 기업의 북미 자원·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캐나다와 미국 진출이 급증하고 있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기업들은 이차전지 사업 등을 위해 캐나다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SK온과 포드, 에코프로비엠은 퀘벡주 베캉쿠르 산업단지 내 27만8000㎡부지에 총 12억 캐나다달러(약 1조2000억 원)를 투자해 합작 공장을 짓고 있고 포스코퓨처엠은 6억3300만 달러(약 82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고 손잡고 연산 3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퀘벡주는 천연자원의 보고로 배터리 금속을 다량 매장하고 있다. 캐나다 최대 규모의 리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캐나다의 리튬 개발 프로젝트의 절반이 퀘벡에서 이뤄지고 있다. 니켈과 구리 생산량은 각각 캐나다 내 2·3위다. 수력 발전으로 얻는 친환경 전력 비용도 저렴하다.미국 조지아주는 전기차 배터리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으로 한국기업 투자 1위 지역이다.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성일하이텍(이차전지 재활용), 엔켐(전해액), 덕양산업(배터리 모듈), NVH코리아(부품) 등 완성차부터 이차전지 소재와 부품, 재활용 기업도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지난 13~14일(현지 시각) 캐나다 수출개발공사(EDC), 미국 에너지부(DOE)와 차례로 한국 기업의 북미 자원·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무보는 미국 DOE와 우리 기업의 현지 녹색 산업 진출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하고, 이에 필요한 금융 지원 관련 정보를 교류한다. 또 EDC와는 북미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 지역에 걸쳐 핵심 광물이나 소형 모듈 원자로(SMR),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관련 공동 투자를 비롯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우리 기업의 핵심 광물 공급망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북미 투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반도체법·인플레이션감축법 등을 시행하며 자국과 북미 우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시도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이 공급망에 편입을 시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공급망 위험에 대해 3국이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또 올 5월엔 캐나다와의 정상회담에서 이차전지 핵심 소재 공급망 확보와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무보와 EDC는 지난해 11월 솔루스첨단소재의 캐나다 퀘백주 전지박 제조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2000억 원 상당의 금융을 공동 지원했다. 당시 이인호 무보 사장은 이 공장 착공 현장도 찾았다.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는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르에 들어설 배터리 양극소재 공장 건설을 담당할 '에코프로 캠 캐나다 LP'를 설립하기로 했다. SK온과 포드,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8월17일(현지시각) 베캉쿠아 산업단지 내 27만8000㎡(약 8만4000평) 부지에 총 12억 캐나다달러(약 1조2000억 원)를 투자해 합작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에코프로 캠 캐나다 LP는 에코프로비엠 주도로 설립되며, 포드와 SK온은 자금을 출자한다. 이 공장은 오는 2026년에는 약 4만5000t의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해 SK온을 거쳐 포드의 전기차에 납품한다.
이인호 사장은 "북미 지역은 우리의 공급망 대응 파트너이자 중요한 수출 시장”이라며 “미국·캐나다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여러 현지 기관과의 연대를 통해 우리 수출·에너지 기업의 시장 개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