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는 2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수출급증에 따른 자국 농민 피해 방지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 카드를 꺼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옛 소련제 전차 320대, 미그 29 전투기 14대 등 옛 소련제 무기를 지원하고 빈 공백을 현대 무기를 대량 도입해 채우면서 국방력을 강화해왔다.
21일 BBC 등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가장 현대적인 무기로 무장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그 어떤 무기도 더는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종전에 합의한 탄약과 무기 공급 건만 이행하고 있다고 피오트르 뮐러 폴란드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폴란드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를 연장한 폴란드 등을 비난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폴란드 외교부는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관련 연설에 대해 항의했다.
우크라이나 무역당국은 자국 농민 보호를 위해 우크라이나산 밀과 옥수수 등의 국내 판매 금지 조치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추가 조치를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이들 3개국과 불가리아, 루마니아에 대해 지난 7월 흑해 항로 봉쇄로 우크라이나가 육로 수출을 늘리면서 해당국이 농산물 가격 폭락 등 피해를 입은 점을 고려해 해당 판매 금지를 한시 허용했다. 이 조치는 지난 16일부터 해제됐다. 헝가리와 슬로바이키아,폴란드는 금지조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3국은 한시 판매 금지 조치에도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자국을 통해 제 3국으로 운송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폴란드는 "금지조치는 계속 시행될 것이라며 WTO 제소가 우리이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 중 하나였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옛 소련제 전차 320대, 미그 29기 전차 14대를 지원한 것을 비롯, 우크라이나에 독일에 레오파르트2 전차 제공을 촉구하고 전투기 공여를 약속하며 15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