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비타민 '합금철' 생산하지만 주가는 영 부진한 심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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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 비타민 '합금철' 생산하지만 주가는 영 부진한 심팩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9.2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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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망간 등 합금철 사업을 하는 심팩(SIMPAC)의 주가가 부진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회사 설립 이래 줄곧 산업용 프레스를 생산하고 '철강산업 비타민'이라는 합금철을 생산하는 심팩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주가는 영 신통하지 않다.마침내 3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중국의 감산과 철광석 가격 상승 영향 등으로 철강 기업 주가가 오르는데도 심팩 주가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합금철의 일종으로 심팩이 생산하는 페로망간을 생산하는 업체로는 심팩 외에 DB메탈, 동일산업, 태경산업 등이 있다. 페로망간 시장은 1964년 강원도 동해시에 설립한 DB메탈(옛 삼척산업)이 선도하고 심팩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심팩이 생산하는 합금철, 왼쪽부터 페로망간, 저탄소페로망간, 페로실로실리콘망간. 사진=심팩
심팩이 생산하는 합금철, 왼쪽부터 페로망간, 저탄소페로망간, 페로실로실리콘망간. 사진=심팩

■심팩 주가 3000원대로 주저앉나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심팩의 주가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날에 비해 1.98% 내린 396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전인 21일에는 4040원으로 전날에 비해 1.82% 하락했지만 4000원선을 지켰다. 심팩 주가는 올해 1월2일 종가 4675원으로 출발해 11월11일 5380원으로 오른 이후 3월22일까지 5000원대에 머물렀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5월4일엔 6590원으로 장을 마쳤다.심팩의 주가는 이후에도 오르내림을 반복했지만 줄곧 5000원대를 유지했으나 7월7일 4985원으로 4000원대로 내려왔고 21일 4040원까지 밀렸다. 시가총액은 2643억 4000만 원.

심팩의 주가 하락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최진식 회장이 별도 법인을 만들어 부동산 개발 시행업자로 뛰어들었다가 최근 분양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자 일부 사업을 중단한 게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심팩은 올들어서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1491억 원에서 1분기에 1222억 원우로 밀렸으나  2분기 1678억 원으로 불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106억 원에서 1분기 100억 원, 2분기 65억 원으로 하향세다.

심팩은 지난해 매출액 6722억 3000만 원, 영업이익 1189억 5000만 원, 당기순이익 761억 4000만 원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17.69%, 순이익률은 11.33%,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28%다.총자산은 9651억 원에 총부채는 3654억 2000만 원으로 부채비율은 60.94%다. 지표상으로 보면 나무랄 데 없는 경영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사업내용도 좋다. 심팩은 산업용 프레스와 함께 철강, 자동차, 조선, 전자 등 국가 기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화에 직결된 기초소재인 합금철을 생산한다.주요 생산품인 페로망간 등이 있다. 주원료인 망간광석,코크스를 섞은 다음 전기로에 넣어 실리콘망간 등을 생산하고 다시 정련로에 넣어 정련한 뒤 파쇄해서 페로망간을 생산한다. 

그런데도 주가가 하락일로다. 투자자들의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다.한가지 가능한 분석은 대주주 지분율이 60%를 넘는데다 거래량이 적고 거래금액 낮다는 것이다. 

■심팩의 합금철, 철강산업의 비타민

심팩그룹의 주력회사 심팩이 생산하는 제품은 기계식 프레스와 유압식 프레스, 제철공장의 열연과 냉연 강판의 산세, 도금, 도장라인에 쓰이는 롤, 그리고 합금철이다.

특히 단단하고 질긴 철강을 만들기 위한 비타민과 같은 존재인 합금철은 페로망간(FeMn HC), 페로실리코망간(SiMn), 저저탄소페로망간(FeMnMn MC),페로니켈크롬 등이 있다. 페로망간과 페로실리코망간보다 페로니켈크롬의 영업이익률 15~20%로 대단히 높다.

망간은 제강에 꼭 필요한 원소로 강철에는 통상 1%의 망간이 들어 간다. 밀도는 세제곱미터당 7.21g으로 단단하고 부서지기 쉬시운 회백색 금속이다. 심팩은 망간을 이용해 페로알로이(Fello Alloy)라는 '합금철'을 생산한다.합금철은 단단하고 질긴 철강을 만들기 위한 비타민 같은 금속으로 제강, 제철 공업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부원료다.

페로알로이는 합금과 철로 이뤄져 있으며 철강에 필요한 성분을 첨가하는 역할을 한다. 페로알로이는 용도와 철과 합금하는 원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페로 망간은 철에 망간 성분을 첨가하기 위해 사용하고 산소와 유황을 제거하는데 사용한다. 주원료는 망간광석,코크스다. 망간 광석 산지는 호주,남아프리카 등이다. 환원제인 코크스는 일본, 중국에서 조달한다. 망간광석과 코크스를 섞은 다음 전기로에 넣어 실리콘망간 등을 생산하고 다시 정련로에 넣어 정련해 페로망간을 생산한다.

전기로를 사용하는 만큼 전기소비가 많아 전기요금 상승은 독약과 같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페로망간 중 탄소함량이 많은 망간합금철로 가장 보편화된 합금철인 페로망간은 망간이 73~85% 함유된 합금철이다. 탈산, 탈황에 쓰이는 합금철 FeMn MC는 망간이 75~85% 들어있다.자동차용 고급판재 제조 시 사용되는 합금철이며 탄소함량 관리에 유리하다고 한다. 실리콘망간은 스테인레스강, 형강과 철근 등 건축용 강제 제조시 사용하는 합금철이다. 망간 성분은 60~70%이고 실리콘이 14~20% 들어있다.

■금융인 출신 최진식 회장이 경영하는 심팩그룹

심팩은 심팩그룹의 주력회사다. 1973년 설립된 동성개발공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86년 쌍용그룹에 편입돼 쌍용정공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2001년 쌍용그룹이 해체되면서 최진식 회장이 인수해 심팩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심팩은 2003년 철강 유통 가공분야의 신흥강자 심팩이엔지를 계열사에 편입했고 2006년 심팩메탈을 인수했다. 2018년에는 리스텍비즈를 품에 안았다. 

최진식 심팩그룹 회장. 사진=심팩
최진식 심팩그룹 회장. 사진=심팩

심팩메탈은 1959년 창립된 주식회사 한국전기야금으로 시작했다. 1974년 8월 한국합금철공업 주식회사로 상호로 변경하고 이어 1988년에 한합산업으로 사명을 다시 바꾸었다. 외환위기 시기에 법정관리에 들어가 2006년 심팩에 인수됐다. 이후 심팩ANC로 이름을 바꿨다가 2011년 심펙메탈로이, 2017년 심펙메탈로 다시 변경했다가 2018년 지난 7월 말 심팩에 흡수합병됐다. 심팩메탈은 국내 최초로 합금철을 개발,생산했다. 

심팩그룹은 지주회사인 (주)심팩홀딩스 산하에 (주)심팩, 산업기기계와 주조를 하는 심팩인더스터리스, 심팩주물, 타이어 제조설비를 제작하는 심팩산기(심팩 인더스터리얼 머시너리), 심팩로지스틱스,심팩프로퍼티스, 심팩가온누리,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기술자회사로 산화아연 제조업체인 리스텍비즈 등을 거느리고 있다.  심팩을 제외하면 전부 비상장사다.

심팩인더스트리, 심팩로지스틱스,심팩산기, 두루가온누리는 (주)심팩의 100% 자회사다.

심팩홀딩스는 1999년 2월 설립된 지주회사이며 경영자문과 철강가공 유통 등을 한다. 대표이사는 최진식 회장(61)이 맡고 있다. 최진식 회장은 연세대 경영학 석사로 동양종금 이사, 한누리투자증권 전무이사, 우리에셋대표이사를 지낸 금융인 출신이다. 그는 심팩산기 대표이사, 심팩주물 대표이사를 거쳐 2001년 심팩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해 22년째 이끌고 있다.

심팩 지분율은 올해 6월30일 현재 심팩홀딩스가 52.38%로 가장 높으며 이어 최진식 회장은 5.63%, 재단법인 심팩최진식장학재단 0.95%, 부인 윤연수씨와 딸 최민영씨가 각각 0.76%와 0.22%이다. 심팩홀딩스 등 6명의 보유지분은 60.01%다.

심팩홀딩스의 대표 이사는 최진식 회장으로 지분 33.6%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장남인 최민찬 상무로 39.6%를 보유한다. 부인 윤연수씨도 10.3%를 보유하고 있다. 피델리티가 6.66%를 보유하고 있다.  심팩은 사실상 최진식 회장 일가의 소유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존경받는 경영자이긴 하지만 오너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회사 경영과 주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지배구조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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