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2일 '안정된 물가 상승'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단기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에 엔달러 환율은 148엔대로 하락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금융정책을 수정하는 시기는 도저히 결정할 수 없다"고 말해 금융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조기 정상화 관측을 일축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또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신선식품 제외 소비자물가(근원물가)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수입물가 상승을 기점으로 하는 가격 전가의 영향으로 3% 정도가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중장기 예상 물가 상승률과 임금 상승률이 높아져 다시 플러스 폭을 완만하게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오전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물가 상승률은 일은이 목표로 하는 연 2%를 크게 웃돌고 있지만,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안정·지속 상승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해, 금융완화를 현 상태 그대로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정책의 현황 유지는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일은은 장기 금리의 유도 목표를 '0% 정도'로 하고, 최대 1%까지 상승을 용인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금융기관이 일은에 맡기는 당좌예금의 일부에 마이너스 0.1%의 금리를 적용하는 장단금리조작 ‘수익률곡선제어(YCC)"는 계속하기로 했다.금융완화 정책은 임금상승을 수반하는 형태로 2%의 물가안정 목표를 지속·안정되게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은은 "우리 경제와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2%를넘는 물가상승이 계속되고 있는데 완화를 계속할 것이냐'는 물음에 우에다 총재는 "어느 정도 강한 총수요에 힘입어 임금과 물가가 순환을 계속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확인에 시간을 걸리고 있다"면서 "기조 인플레이션율은 아직 부족하지만 헤드라인은 내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두 가지를 달성하지 않으면 일은으로서 평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7월 회의에서는 금융정책 운용을 유연화해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상한선을 기존처럼 0.5%로 유지하되 시장 동향에 따라 0.5%를 넘는 것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일은은 이런 수정이 완화 정책을 계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은 총재는 지난 9일자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임금 상승을 포함한 지속적인 물가상승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단계가 된다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포함한 여러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일은이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통화 정책 발표 전 147엔 후반대에 거래된 엔달러 환율은 148엔대로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20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연 5.25~5.50% 수준에서 동결하고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물가목표 2%까지 가야할 길이 멀고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