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제 역할 못하는 금값...온스당 1900달러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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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제 역할 못하는 금값...온스당 1900달러 붕괴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9.28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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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으로부터 투자자들의 자산을 지켜주는 '안전자산'이라는 금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달러강세와 장기 금리 상승 등의 공격에 가격이 여지 없이 무너지고 있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온스당 1900달러로 아래로 내려가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금을 캐는 주요 금광 회사로는 미국의 뉴몬트마이닝, 캐나다의 배릭골드와 킨로스, 아그니코이글, 러시아의 폴리우스와 폴리메탈,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앵글로골드아산티와 골드필즈,하모니,호주의 뉴크레스트가 있는데 대부분 주가는 하락세다. 국내에선 금은 구리와 아연 제련 부산물로 얻거나 폐가전제품 재활용을 하는 도시광산 사업에서 소량 얻는다.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28일 CNBC와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 금속시장 전문 매체 킷코뉴스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1.5%(28.9달러) 내린 온스당 189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금선물 가격은 1890.3달러까지 하락했다. 

금 선물 가격이 온스당 19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15일 이후 6개월 반 사이에 처음이다. 이로써 금값은 9월에 3.4% 하락했다.

금값 하락 소식 등에 뉴몬트마이닝 등 금광업을 하는 기업들의 주가도 내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뉴몬트는 5.38% 내린 37.28달러로 거래를 끝냈고 배릭골드는 14.64달러로 마쳐 3.68% 빠졌다. 아그니코이글도 3.88% 내린 45.1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강세와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각국 중앙은행 등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유지된 금값에 직격탄을 날렸다. 금을 비롯한 상품은 미국 달러로 금액이 표시되고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치의 영향을 받는다. 보통은 달러가치와는 반대로 움직인다. 즉 달러 가치가 오르면 금값은 내려간다.  유로와 일본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6.68을 넘어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 추이. 달러인덱스는 27일(현지시각0 106선을 돌파했다. 사진=마켓워치
달러인덱스 추이. 달러인덱스는 27일(현지시각0 106선을 돌파했다. 사진=마켓워치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인덱 기준 달러가치는 지난 5일간 1.25%, 한 달간 2.95%, 3개월간 3.25% 상승했다. 올들어서 이날까지는 3.05% 올랐다. 달러가치가 오른 만큼 금과 원유, 밀과 커피 등 모든 상품들의 가격이 강한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둘째 금을 보유해도 이자가 생기지 않는 만큼 이자를 주는 미국 국채의 수익률 상승은 금값에는 악재다. 

미국 국채 10년 물 수익률 추이. 27일 연 4.612%까지 치솟았다가 28에는 소폭 내린 4.608%를 나타냈다. 사진=CNBC
미국 국채 10년 물 수익률 추이. 27일 연 4.612%까지 치솟았다가 28에는 소폭 내린 4.608%를 나타냈다. 사진=CNBC

미국 시중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연 4.612%로 치솟았다. 전날 4.566%에 비해 5bp(1bp=0.01%포인트) 상승하면서 2007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금리 정책에 민감한 2년 물 수익률도 6bp오른 5.139%를 기록했다. 이처럼 높은 수익률을 주는데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금에 굳이 투자할 필요가 없어진 투자자들이 금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달러가치 상승과 국채 수익률 상승은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의 결과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고금리 정책을 펴왔다.Fed는지난 19~20일 끝난 통화정책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으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때문에 채권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키네시스머니의 루퍼트 로울링 시장 분석가는 이날 낸 서한에서"금값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앞으로 며칠 동안 순전히 거시경제 관점에서 금의 대응을 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라면서 "최근 몇달 동안금값을 지지한 주요한 요인은 중앙은행은 탈 달러 다각화를 추진하는 중앙은행 등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였다"고 덧붙였다. 로울링 분석가는 "그런지지는 값자기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갑작스런 붕괴보다는 느리고 완만한 하락을 가리킬 것"이라고 적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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