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원달러 환율 연고점 돌파와 한국의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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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원달러 환율 연고점 돌파와 한국의 선택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9.2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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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7일 장중 1356원을 찍는 등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에 따른 달러 강세가 더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고유가와 맞물려 물가를 끌어올려 우리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에 따른 달러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27일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은행원이 달러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CNews DB
미국의 고금리 정책에 따른 달러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27일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은행원이 달러지폐를 헤아리고 있다. 사진=CNews DB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6.5원 오른 1355원에 개장해 장초반 1356원까지 오르면서 전날 기록한 연중 최고치(1349.5원)를 갈아치웠다. 

미국 기준금리가 7%까지 오를 수 있고 고금리 기간도 장기화할 것이라는 월가 전망까지 더해져 투자자의 눈길이 안전자산인 달러쪽으로 쏠렸다.

일본 엔화도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을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달러 가치 지표는 10개월 사이에 최고점에 다다랐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Fed는 지난 19~20일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추가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 중 한때 4.56%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와 일본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6일(현지시각)  106.18로 106선을 넘어섰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키움증권의 김유미 연구원은 "달러는 FOMC 여진이 지속되며 중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와 금융시장 불안심리 확산에 상승세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표시되는 우리 수출품의 가격이 낮아져 가격경쟁력을 키우지만 동시에 수입 물가를 올리고 국내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자칫 우리경제가 저성장 고물가 즉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 방아쇠를 당길 위험이 있다. 물가억제를 위해 금리인상 처방전을 써야 하지만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쉽게 쓸 수도 없다.  

강달러가 연말까지 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자 정부는 진화에 나섰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의 환율 흐름은 대개 달러 강세에 따른 주요국 환율 흐름과 큰 틀에서는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쏠림이 나타날 경우 대응에 나서겠다"고 구두개입했다. 약효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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