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구리는 새로운 석유"...근데 값이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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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구리는 새로운 석유"...근데 값이 왜 이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09.29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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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커리 글로벌 조사 책임자 CNBC 출연 "강한 수요에 빈해 투자 부족하고 재고량 낮다"

미국 투자은행으로 원자재 투자를 하는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가 최근 "구리는 새로운 석유"라며 구리  투자를 권유하고 나서 주목된다. 전기차 보급확대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구리는 경제상황을 알려주는 금속으로 '박사 금속'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유지에 따른 국채금리와 미국달러화 가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구리는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이런 발언이 나와 투자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구리 가격 상승은 원광석을 캐는 광산업체는 물론, 이를 제련하는 전기동 업체(LS MnM), 전기동을 가공하는 가공업체(풍산,LS전선) 등에게는 제품판매 가격상승에 따른 매출 증대 등 수익성 제고의 기회를 제공한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 사진=CNBC 캡쳐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 사진=CNBC 캡쳐

커리 책임자는 최근 CNBC 방송에 출연 "구리가 '새로운 석유'"라면서 앞으로 1년간 구리의 전망이 가장 밝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리가격이 t당 1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가격이 t당 8000달러 초반인 만큼 앞으로 약 20% 정도의 상승여력이 있다는 게 그의 판단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에 27년 재직한 커리는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CNBC에 출연했다

세계 최대 금속시장인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전기동 현금결제 즉시인도분 가격은 지난 26일 t당 8066달러로 전날에 비ㅏ해 0.51% 하락했다. LME 전기동 가격은 8월1일 8720.5달러에 이른 뒤 등락을 거듭해 지난 21일  t당 8283.50달러에서 줄고 하락흐름을 보였다. 올들어서는 1월18일 9436달러 고점을 찍은 뒤 계속 하향세였다.

선물가격도 하락세다. 27일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 선물은 파운드당 3.6755달러로 전날에 비해 1.09% 상승했다. 올해 1월26일 기록한 파운드당 4.2675달러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구리 선물 가격 추이.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6달러대로 하락했다. 사진=CNBC
뉴욕상품거래소(COMEX) 구리 선물 가격 추이.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6달러대로 하락했다. 사진=CNBC

그는 "세상을 전기화할 것이라면 주기율표에 있는 모든 원소들을 고려해 볼 때 전기를 충분히 전도할 수 있는 것은 구리가 유일하다"면서 "수요가 강한데 반해 공급 측면에서 투자는 부족하고, 재고도 낮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일한 역풍은 강한 달러화와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지만 내년과 그 이후를 내다보면 구리 가격은 1t당 1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리와 금의 차이는 구리는 자본투자를 해서 생산을 하는 데 수십년이 걸리지만 석유는 몇 개월이면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S&P글로벌, 우드맥킨지, 국제에너지기구의 최근 보고서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풍력 터빈, 파워그리드 확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구리수요는 오는 2035년까지 현재의 근 두배로 늘어나는 반면, 구리 광산업체들은 투자를 하지 않아 수요증가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CNBC는 전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 역시 오는 2030년까지 구리 공급이 수요보다 600만t 부족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부족은 청정에너지 증가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2050년 넷 제로 목표 달성도 어렵게 만든다고 CNBC는 꼬집었다.

커리의 전망은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와 부합한다. 캐나다 광산업체 아이반호마인스의 설립자인 로버트 프리들랜드 회장은 지난 6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탈탄소 정책과 중국의 지속적인 수요, 인도의 부상,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세계 재무장 등은 구리 가격의 장기 상승 요인"이라면서 "구리 가격이 10배까지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세계에서 구리를 캐는 광산 업체로는 칠레의 국영광산업체 코델코, 미국의 프리포트맥모란, 호주의 BHP그룹과 리오틴토, 캐나다의 테크 리소시스, 써던코퍼 등이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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