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말 전문 한창산업의 경영비법...틈새시장 공략과 무차입경영
상태바
아연말 전문 한창산업의 경영비법...틈새시장 공략과 무차입경영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9.30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연말(분말)과 인산아연을 전문으로 제조, 판매하는 한창산업은 특이한 기업이다. 아연말과 인산아연 등 대기업이 진입하기에는 시장이 작고 초기 시설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어서 중소기업이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40여년 동안 안정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550억 원에 이르는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창업주인 고 한정숙 회장이 세워 사위 강호익 회장에게 물려준 회사로 주력제품인 아연말의 원료인 산화아연(아연화)을 처남인 한성진 회장이 경영하는 한일화학공업에서 구매하고 있는 기업이다. 역시 고 한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한창산업이 생산하는 아연말과 용도. 사진=한창산업
한창산업이 생산하는 아연말과 용도. 사진=한창산업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한창산업은 9월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7일 9120원으로 전날에 비해 5.43%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474억 원으로 불어났다. 9월 종가는 올해 1월2일 종가(8770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한창사업 주가는 8월과 9월 거의 대부분의 거래일에 하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진했다.

특히 9월1일 종가가 1만1만8309원이었는데 19 거래일 동안 8일(2.60%), 14일(2.53%), 25일(0.44%), 27일(5.43%) 등 단 4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특별한 호재가 없으면 주가는 거의 변동이 없다가 호재가 있으면 반짝 상승했다가 하락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카자흐스탄과 플랜트 수주, 핵심 광물 공급망 등 경제협력을 확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아연 관련주로 8월22일 18.81% 솟았고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8월31일 방류한 이후 주변 바닷물의 삼숭수소(트리튬) 농도도 검출 하한치를 밑돌고 있다고 일본 공영 NHK 방송이 보도하자 지난 4일 3.51% 하락한 것은 좋은 예이다.

'미래를 지향하는 기능성 소재 전문기업'임을 자부하는 한창산업이 제조, 판매하는 주요 제품은 △아연말과 인산아연 △브롬화 리튬 수용액△제올라이트 등이다. 모두 경기도 화성 공장에서 생산한다.

한창산업 제품별 매출 비중. 사진=한창산업 반기보고서
한창산업 제품별 매출 비중. 사진=한창산업 반기보고서

아연말과 인산아연은 20년 넘게 비바람을 견뎌야 하는 값 비싼 해양 플랜트에 녹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중방식도료(페인트)의 기초연료다.

제올라이트 분자체는 제철,제련,유리 산업과 의료분야에 필수적인 VPSA 산소발생기의 핵심 소재이며, 브롬화리튬은 전기 대신 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흡수식 냉온수기 내에서 냉매를 흡수하는 무독성 핵심 소재다. 

연간 생산가능 양은 아연말 2만4000t,인산아연 2250t,브롬화리튬 6000t, 제올라이트 600t이다.

여성 기업인이 기반을 닦은 곳이다. 창업주는 고 한정숙 한일화학공업 회장이다. 한 전 회장은 1972년 한일화학공업에 이어 1985년 한창산업을 설립했다. 한일화학공업은 아들 윤성진 한일화학공업 대표이사에게 물려줬고 한창산업은 사위 강호익 회장에게 넘겨줬다.

산화아연(아연화)를 제조하는 한일화학공업은 1992년, 아연분말과 인산아연을 제조하는 한창산업은 2005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한창산업의 최대주주는 강상균 대표이사로 지분율은 20.77%이다. 강호익 회장이 10.60%, 친인척인 김주한씨와 이주현시가 각각 10.38%, 2.88%, 동생 강상범씨가 1.77%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전체 주식의  52.66%를 보유하고 있다. 

한창산업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제출 반기보고서
한창산업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제출 반기보고서

강 대표는 엔지니어로 일하다 가업을 잇기 위해 2012년 한창산업에 등기임원으로 합류했다. 2017년까지 전무이사로 활동하며 강 회장을 보좌했다. 강대표는 1996년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강 대표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사·박사과정까지 밟았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전문 연구원으로 일했다.강

강 대표는 2012년 강 회장에게서 지분 9.62%를 수증해 주요 주주가 됐고 이후 추가로 9.62%를 수증해 최대주주 지분을 거머쥐었다.

현재 한창산업의 지배구조는 외조모인 고(故) 한정숙 한일화학공업 회장→부친 강 회장→강 대표로 이어지고 있다. 

한창산업은 튼실한 영업으로 쌓은 잉여금을 바탕으로 무차입 경영을 하는 '알짜배기' 회사다. 더욱이 수출과 내수 모두 거래처와 협의해 판매하는 만큼 별도의 수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2017년 각자대표체제 전환 이후 해마다 6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다 지난해 10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2018년 623억 4000만 원, 2019년 653억 7000만 원, 2020년 562억 9000만 원, 2021년 737억 4000만 원, 2022년 993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7%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1억 1000만 원으로 2021년(32억 5000만 원)에 비해 119%가 폭증했다. 순이익도 61억 2000만 원으로 전년(39억 7000만 원)에 비해 54.1%나 급증했다.

재무상태는 대단히 건실하다. 유동산 478억 2000만원, 재고자산 211억 원, 현금과 현금자산 68억 2000만 원 등 자산총계 750억 6000만 원에 부채총계 132억 5000만 원인데 단기차입금은 한푼도 없다. 장기차입금이 41억 1000만 원이다. 이자발생 부채는 44억 1000만 원으로 27.9% 증가했다. 반기보고서에 나타난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다.

순부채(이자를 부담하는 차입금에서 현금과 예금 등 현금자산을 뺀 금액, 순차입금)은 -34억 6000만 원으로 58.5% 줄었다. 이는 회사의 현금자산이 그만큼 넉넉하다는 뜻이다. 

한창산업은 영업활동으로 번 순이익인 잉익잉여금을 두둑히 쌓아놓은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65억 9000만 원으로 전년(510억 9000만 원)에 비해 10.8% 증가했다. 한창산업의 이익잉여금은 별도기준으로 2018년 473억 5000만 원, 2019년 472억 4000만 원, 2020년 475억 8000만 원으로 400억 원대였으나 2021년 510억 9000만 원으로 500억 원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50억 원 정도가 더 불어났다. 그만큼 영업활동에 따른 순이익이 급증했다는 증거물이다.

자본거래에 따른 잉여금 즉 자본잉여금도 적지 않다. 27억 1000만 원인데 2018년 이후 동일하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