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마지막 날 남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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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마지막 날 남산 풍경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09.3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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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이자 9월의 마지막 날 아침 남산에 올랐습니다.

억새 사이로 보이는 남산타워. 사진=박준환 기자
억새 사이로 보이는 남산타워. 사진=박준환 기자

제법 이른 아침에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충무로 역에 내렸습니다. 유명 커피점에서 따뜻한 라떼 한 잔과 초코 케익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남산 타워에 있는 매장이 개장할 시간이 일렀기 때문이었습니다.

남산타워 앞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 전경. 고층 빌딩으로 빽빽히 차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남산타워 앞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 전경. 고층 빌딩으로 빽빽히 차 있다. 사진=박준환 기자

충무로 역에서 남산순환 전기버스를 타고 기분 좋게 남산으로 향했습니다. 계속 사람들이 탔습니다. 길이 막히지 않아 한 10여분 만에 남산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숨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른 아침이지만 동남아시아 관광객들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습니다. 저마다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저 멀리 롯데타워가 보인다. 사진=박준환 기자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저 멀리 롯데타워가 보인다. 사진=박준환 기자

남산은 시간 여유가 있을 때마다 자주 오는 곳이지만 올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듭니다. 무성한 숲이 주는 포근함, 상쾌함, 고즈늑함이 일품입니다. 

봉수대 앞 전망대 철제 난간을 가득 메운 사랑의 자물쇠들. 사진=박준환 기자
봉수대 앞 전망대 철제 난간을 가득 메운 사랑의 자물쇠들. 사진=박준환 기자

옛 청와대와 성북구 지역, 을지로 일대, 충무로 일대는 물론 강북지역, 서대문 일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맑은 공기 탓인지 멀리까지 보였습니다. 남서쪽을 멀리는 100층짜리 롯데타워가 눈 안으로 들어왔고 가까이는 이태원 일대가 보였습니다. 연휴라서 그런지 이태원 일대 도로에는 자동차 몇 대만 보였습니다. 마치 아직도 아침잠을 자는 듯했습니다.

남산타워 아래 '프러포즈' 계단 난간에 걸린 사랑의 자물쇠와 용산구 풍경. 사진=박준환 기자
남산타워 아래 '프러포즈' 계단 난간에 걸린 사랑의 자물쇠와 용산구 풍경. 사진=박준환 기자

롯데타워도 관람 시간이 아니어서 수많은 관광객을 받지 않았습니다. 봉수대 앞, 커피점 앞 난간을 가득 메운 사랑의 맹세를 한 수많은 열쇠들만이 '밀어'를 속삭이느라 한가로운 객을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 했습니다. 

고즈늑한 남산의 도로.사진=박준환 기자
고즈늑한 남산의 도로.사진=박준환 기자

내려올 때는 걸었습니다. 철갑을 두른 듯 빽빽한 소나무 향을 맡고 싶었습니다. 오르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 반려견, 끊임없이 오가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로 숲은 조용하지 않았습니다.  키큰 나무에 붙은 이끼, 거미줄에 자는 듯 걸린 나뭇잎은 남산타워를 올려보는 듯 했습니다.

남산의 이끼 낀 나무. 사진=박준환 기자
남산의 이끼 낀 나무. 사진=박준환 기자

가을 초입의 남산은 조용히 다가올 가을에 보여줄 화려한 단풍 자태를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는지 내려 오는 발길을 잡지 않았습니다.

거미줄에 걸린 잎사귀. 사진=박준환 기자
거미줄에 걸린 잎사귀. 사진=박준환 기자

옛 식물원 앞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남대문 시장 액세서리 빌딩 앞에서 내렸습니다. 남산에서 내려올 때면 저절로 남대문 시장내 칼치 집으로 발길이 갑니다. 짭조름한 칼치로 게눈 감추듯 밥 한 공기로 배를 채웠습니다. 

남산에 남아 있는 성벽. 사진=박준환 기자
남산에 남아 있는 성벽. 사진=박준환 기자

여름 덕분에 무성히 자란 억새(황새백이), 강아지풀이 무성한 풀숲의 냄새가 아직도 코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매미 소리를 듣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남아 있는 성곽 아래 억새와 강아지풀이 무성했다. 이들도 머지 않아 생명이 빠져 누런 몸으로 스러지리라.사진=박준환 기자
남아 있는 성곽 아래 억새와 강아지풀이 무성했다. 이들도 머지 않아 생명이 빠져 누런 몸으로 스러지리라.사진=박준환 기자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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