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직 최고령 상원의원으로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한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이 타계했다. 향년 90세.
파인스타인 의원실 비서실장은 29일(현지시각) 파인스타인 의원이 전날(28일) 저녁 워싱턴 D.C.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숨진 당일 오전,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한 상원 표결에도 참여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미국 여성 정치인들 가운데 선구자로 알려진 인물인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 30년 넘는 세월을 보내면서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은 인물이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1978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첫 여성 시장이 됐고 1992년에는 캘리포니아주 사상 첫 여성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상원에 입성한 후 5차례 재선에 성공하면서 역대 최장수 여성 상원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또 상원 정보위원회의 첫 여성 위원장, 법사위원회 첫 여성 민주당 간사 등을 거치며 여성으로서 유리 천장을 깬 인물로 평가받는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31년간 활동하면서 여러 법을 만들었다. 그는 특히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은 가장 중요한 성취로 꼽힌다. 그는 1994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한 공격용 무기 금지법(Assault Weapons Ban)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군대무기와 같은 공격 무기의 판매와 제조,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2004년에 법의 시효가 만료되자 파인스타인 의원은 더 강력한 총기 규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했다. 2012년 코네티컷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20명과 성인 6명이 총기 난사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후, 더 엄격한 총기 규제 법안을 발의했으나 공화당과 총기 권리 옹호 단체의 반대로 상원 통과에는 실패했다.
또 2017년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파인스타인 의원이 초안을 작성한 성매매 밀거래 반대 법안이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그는 모하비 사막과 샌프란시스코 근교 타호호 복원,캘리포니아 삼림 보호의 옹호자였다.
파인스타인 의원이 올해 초 은퇴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성명에서 "2024년 재선에 나서지 않겠지만 임기가 끝나는 내년 연말까지는 캘리포니아를 위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성취하겠다"고 밝혔는데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그의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달 초 미 NBC 방송에서 상원에 공석이 발생할 경우 흑인 여성을 이 자리에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케이티 포터, 애덤 쉬프, 바버라 리 하원의원 등이 내년 상원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진보 성향의 흑인 여성 바버라 리 연방 하원의원이 선정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