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금값 약세 징조 '죽음의 십자로' 근접...온스당 1847.2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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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금값 약세 징조 '죽음의 십자로' 근접...온스당 1847.20달러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0.03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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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수익률 상승, 달러 강세가 금값 힘 빼는 '크립토나이트'

국제금값은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과 달러강세로 맥을 못추고 있다. 마치 수퍼맨을 녹초로 만드는 크립톤석(크립토나이트)와 같이 하락해 온스당 1840달러대로 주저 앉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수익률이 5% 이상으로 치솟는다면 금값은 온스당 180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금값은 9월 중 5.1% 하락했고 3분기 전체로는 3.3% 내렸다. 뉴몬트골드,배릭골드 등 북미 금광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한 이유다.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순금 골드바와 매수 그래픽. 사진=세계금협회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 금선물은 전거래일에 비해 1%(18.90달러) 내린 온스당 1847.2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지난 3월9일 이후 근 6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금액이다. 당시는 미국의 지역은행 위기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릴 때였다.

금값은 지난 5월 초 온스당 2055.70달러로 역대 두 번째, 2020년 8월6일 이후 최고가로 오른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금값의 크립토나이트는 급등하는 국채 수익률과 더 강한 달러"라고 말했다.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월가는 (자금) 흐름이 가능 곳을 재조정했지 금의 길은 분명히 아니다"면서 "채권은 갑자기 매력이 있으지면서 금의 단기 전망을 죽여버렸다"고 진단했다.

에프엑스프로의 알렉스 쿱치케비치(Alex Kuptsikevich) 선임 시장 분석가는 이날 내놓은 시장 코멘트에서 "당시는 지금처럼 금값에 대한 하락 압력은 미국 국채수익률과 장기 이자율에 대한 기대 재평가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금값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이와 관련해 마켓워치는 비관론를 제시한다. 마켓워치는 단기 이동 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통과해 아래로 내려가 통상 약세(bearish trend)를 가리키는 '죽음의 십자선(death cross)'에 근접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시장조사회사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금 12월물 50일 이동평균선은 온스당 1948.34달러였고 200일 이동평균은 1982.13달러였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금값 50일 이동평균선(주황색)이 머지 않아 200일 이동평균선(보라색)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마켓워치
금값 50일 이동평균선(주황색)이 머지 않아 200일 이동평균선(보라색)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마켓워치

금시장에서 죽음의 십자로는 2022년 7월 마지막으로 생겼고 이후 4개월간 금값 하락이 이뤄졌고 그 다음에 2023년까지 급격하게 반등했다고 골드뉴스레터의 브라이언 룬딘 편집장은 지적했다. 룬딘 편집장은 "따라서 죽음의 십자로는 금값의 추가 완화와 다수가 바라는 가을 랠리 지연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강도 긴축정책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채수익률과 미국달러 가치의 동반상승을 통해 금값에 강한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과거 온라인 잭슨 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Fed 유튜브 캡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강도 긴축정책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채수익률과 미국달러 가치의 동반상승을 통해 금값에 강한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과거 온라인 잭슨 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Fed 유튜브 캡쳐

그는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금값 하락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룬딘은 "국채수익률은 투자자들이 금리를 더 오래 더 높게 유지하겠다는 Fed의 결심을 마침내 밑기 시작했기 때문 뿐 아니라 미국 재무부가 전통의 매수자들이 매수량을 줄이고 있는 시장에다 엄청난 양의 새로운 국채를 발행해야만 하기 때문에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기 10년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29일 연 4.572%에서 이날 4.674%로 뛰었다.또 유로와 일본 엔 등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6.87로 전거래일에 비해 0.6% 상승했다. 이는 올들어 최고치다. 달러가치 상승은 외국인들에게 달러로 표시되는 금값을 더 비싸게 한다. 

모야 수석 시장 분석가는 "금은 위험지대에 있으며 미국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5% 이상으로 급등한다면 1800달러 수준 아래로 폭락할 것"이라고 에상했다.  모야 분석가는 "현재로서는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로 상승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 "결국 상향 목표는 1925달러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룬딘 편집장은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목표가 이르자 차익실현을 매물을 쏟아낸 것도 금값 하락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매도 압력으로 금값은 더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금은 극히 과매도상태"라고 꼬집었다. 현 수준의 금리는 지속가능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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