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지난달 28일 국산 잠수함으로 최초로 진수한 하이쿤함이 일본 소류급 설계를 토대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잠수함 전문가인 H.I. 써튼은 이 잠수함이 대만이 운용중인 네덜란드제 잠수함을 개량한 것이며 미국제 중어뢰와 하푼 대함미사일을 발사할 수 ㅡ있는 만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H.I.써튼은 지난 1일 에이치아이써튼닷컴에 올린 하이쿤함 분석글에서 CSBC의 가오슝 조선소에서 진수된 하이쿤함이 기골설치(2020년 11월 착공)부터 채 2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대만은 하이쿤함을 시작으로 총 8척의 국산잠수함(IDS)을 도입해 대중국 견제에 나설 계획이다.
써튼은 현지 매체들이 하이쿤함이 일본 설계라고 보도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만 해군이 운용중인 네덜란드의 '자와르브디스(황새치라는 뜻)'급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군 전문 매체 네이벌뉴스는 지난달 네덜란드의 왈러스급 설계 발전형인 것 같다고 분석하고 대만 국기 아래에 6개 어뢰 발사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만은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2척을 도입해 하이룽급으로 명명했다. 하이룽급은 함수에 어뢰발사관이 있고 그 아래에 소나가 설치돼 있다. 함의 세일 아래에는 배터리가 있고 함미에는 추친체계가 설치돼 있다.
써튼은 하이쿤함의 선체는 자아와르브디스급과 동일한 하이브리드 이중-단일 선체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잠수함들은 1950년대 미국 해군의 바벨급의 '눈물방울형' 경량 외부 선체 구조를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네덜란드 설계에 대한 가장 분명한 개량은 '십자'형이 아닌 '엑스'형 방향타라면서 "설계 대부분은 보수적이지만 이 부요소는 이번 프로젝트에서가장 큰 서례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수직발사관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 잠수함은 또 잠수함의 음향신호를 낮출 무반향 코팅(anechoic coating), 고무 혹은 합성 폴리머 타일도 없다고 덧붙였다.
써튼은 "이 잠수함이 첫 국산잠수함이라는 점에서 이런 게 없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면서 "잠수함 설계가 중국 위안급과 같은 다른 나라 해군 잠수함처럼 현대적이지만 않지만 신뢰성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 잠수함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유용할 정도로 크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Mk(마크) 48 모드 6 중어뢰를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48은 길이 약 5.79m,무게 1.6t, 지름 21인치(533mm) 크리고 수중속도 최고 55노트로 추정된다. 사거리는 40노트시 50km, 55노트시 38km다.탄두는 295kg이다.
Mk-48 모드4 어뢰를 개량한 이 어뢰는 Mk-48 모드4의 소나, 유도장치와 제어장치,전력체계, 소음저감체계를 사용한다. 낮은 도플러 표적 탐지를 위한 디지털 신호처리장치도 개량된 것이다.탐지범위는 16억㎥이상으로 늘어났다. 이 어뢰는 자율 작동하거나 어뢰와 연결된 선으로 제어된다. 소프트웨어 기반 유도 통제장치 덕분에 발사후 망각(fire and forget) 방식을 채택해 자동으로 표적을 향해 간다. 동시에 다수 표적 교전과 근접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저소음체계는 피탐 확률을 낮춘다.
그는 하이쿤함이 Mk 48 최신형은 탑재하지 않더라도 기존형도 아주 유능한 무기라고 밝혔다. Mk 48 중어뢰는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생산하는 어뢰로 지름이 21인치다.생산업체인 레이시온에 따르면, 심해나 연안과 같은 천해에서도 적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어뢰다.미국은 지난 2020년 5월 대만이 요청한 Mk 48 모드 6식 AT형 18발을 1억 8000만달러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그는 또 대만 국산 잠수함들이 하푼 대함미사일도 장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잠수함 발사용 하푼 미사일(UGM-84)은 고체 연료 로케 부스터를 장착하고 있으며 어뢰발사관으로 발사한다. 부수터 포함 길이 4.6m, 무게 691kg,지름 34cm인 하푼 대함미사일의 탄두중량은 221kg이다. 비행속도는 음속을 크게 밑도는 시속 860km 수준이다.
이는 곧 대만 잠수함들이 실전배치될 경우 중국군의 수상함과 잠수함에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임을 뜻한다. 물론 중국군은 대만군을 눈곱만큼도 위협으로 여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잠수함과 재래식 잠수함, 수상함 전력이 대만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