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팜' 노령화...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두통거리
상태바
'오일 팜' 노령화...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두통거리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0.03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령노화로 산출량 감소,인건비 상승 속에서도 팜오일 값 높아 개식 못해
갸식비용 인도네시아 총 50억 달러, 말레이시아 30억 달러로 추산

세계 1위의 팜오일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와 2위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의 팜오일을 생산하는 오일 팜나무 노령화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대 산출량을 내는 수령 19년을 넘은 나무는 뽑아내고 어린 나무로 심어야 하지만 비용이 많은 찮은데 팜오일 가격이 높아 농장들이 달려들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늙은 나무를 뽑아내고 어린 나무로 교체 식재(개식)하는 일을 미루면 바이어들이 다른 식물성 오일로 가버리고 팜오일 가격이 폭락하면 빈손이 될 수도 있는데도 세계 1위와 2위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팜오일은 식용유와 아이스크림, 화장품 등의 원료로 쓰이며 콩기름(대두유), 해바라기유 등과 경쟁하는 식물성 오일이다.

인도네시아 근로자가 오일팜을 수확하고 있다. 팜오일 다발은 16~35kg이나 나가 높은 오일 팜 나무에서 낫이 달린 장대로 수확하는 일은 보통 중노동이 아니다. 사진=마켓스크리너닷컴
인도네시아 근로자가 오일팜을 수확하고 있다. 팜오일 다발은 16~35kg이나 나가 높은 오일 팜 나무에서 낫이 달린 장대로 수확하는 일은 보통 중노동이 아니다. 사진=마켓스크리너닷컴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오일팜이 늙어가고 있어 수십억 달러짜리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는 전 세계 팜오일 공급의 85%를 차지한다.

SCMP는 말레시아에서 상업상 유용한 수령 이상이 된 오일팜을 캐고 어린 나무를 심는 개식비용이 30억 달러,인도네시아는 최소 50억 달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오일팜은 수령 3년 일 때 열매를 맺기 시작해 해마다 산출량이 늘다가 9~18년 사이에 최고치에 도달한다. 이후에는 산출량이  줄기시작한다. 이에 따라 수령 25년 쯤에는 뽑아내고 개식한다. 그런데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건비가 비싸진데다 지난해 팜오일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일정이 어긋났다. 

말레이시아의 유나이티드 플랜테이션스의 칼 벡 닐슨(Carl Bek-Nielsen) CEO는 "가격이 좋을 때 개식은 미뤄지고, 가격이 급락하면 주머니가 비어 개식은 미뤄진다"면서 "악순환이 벌어진다"고 꼬집었다. 말레이시아 최고 농장 10곳이 가입해 있는 이 회사는 건강한 수령 유지를 위해 해마다 5%의 나무를 다시 심고 있다. 

그는 "오는 2027년쯤이면 말레이시아 오일팜의 약 35%가 수령 19년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걱정스럽다"면서" 예비부품과 연료와 함께 노동비용이 최소 25%에서 30% 올랐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농업부는 지난 2019년 중반 소규모 농가가 소유한 278만 헥타르에서 수령이 25년 이상이어서 개식해야 한다면서 3년에 걸쳐 54만 헥타를 개식하는 목표를 제시했다.그러나 실제로 개식된 면적은 21만6000헥타르에 그쳤다. 

오일팜 나무는 12층 높이까지 자라 팜 열매를 따려면 오로지 장대에 낫을 매단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가시가 있는 잎사귀 사이에 달린 16~35kg에 이르는 무거운 오일팜을 따는 것은 중노동이어서 인건비가 많이 든다. 게다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인력을 구하기 더 어려워졌다. 그런데 늙은 나무의 산출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어린 나무가 상업용은 많은 열매를 생산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리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늙은 나무를 뽑아내고 어린 나무를 심어야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비용감당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팜오일 가격이 좋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팜오일 농장과 소규모 농가는 개식을 뒤로 미루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오일 팜 나무. 사진=말레이시아팜오일협회(MPOC)
말레이시아 오일 팜 나무. 사진=말레이시아팜오일협회(MPOC)

말레이시아 팜오일협회는 전체 재배면적의 약 12%인 66만 4000헥타르가 수령 25년 이상인 오일 팜나무루 돼 있다.특히 재배 면적의 3분의 1 이상이 오는 2027년이면 '늙은'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식하는 평균 비용은 2만 링기트(미화 4265달러)로 총 약 30억 달러에 이른다고 조지프 테크(Josep Tek) 최고경영자(CEO)는 밝혔다.

인도네시아 소규모가 농가는 개식 비용으로 헥타르당 3000만 루피아(미화 1937달러)를 받을 수 있는데 실제 비용은 최고 7000만 루피아에 이른다고 인도네시아 팜오일협회는 지적한다. 현재의 지원 수준을 근거해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개식하을 지원하는 비용으로 최소 50억 달러를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고 SCMP는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두 나라의 오일 팜 나무 대채식제가 지연될 수록 생산량은 줄고 수출이 제한돼 가격은 올라가는데 농가 소득은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시장조사회사인 '오일월드'는 지난달 개식이 늦은 탓에 평균 수확량이 놀라울 정도로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일월드는 연평균 생산 증가량은 2020년까지 10년 동안 290만t에서  2030년까지는 180만t으로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오일월드는 내년 9월 말까지는 판매연도의 생산 증가량은 4년 사이에 최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있는 CIMB투자은행의 아이비 응 플랜테이션 조사부문 대표는 SCMP에 "생산비용이 경쟁력이 없어질 것이라는 게 걱정거리"면서 "비용이 오르고 노동비용이 오르고 모든 게 오른다.그렇지만 개식하지 않기 때문에 수확량은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격이 올란다는 것은 또 수요를 파괴하고 대규모 상용 구매자들과 가계들을 특히 인도와 같은 가격이 민감한 시장에서는 대두유, 유채씨유와 같은 보통은 더 비싼 대체유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SCMP는 지적했다.

응 대표는 "과거 팜은 빨리 자라고 낮은 비용이 장점이었다"면서"그런데 지금은 더 이상 저비용이 아니지만 동일한 시장에 팔고 있어 바이어들이 그걸 살 수 있는지, 비용에 전가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두 나라 정부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두 나라 정부에게는 금융지원 법안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 된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소규모 농가는 전체 오일팜 재배 면적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요한 유권자 블록을 이른다. 말레이사의 최대 재배농 집단은 이미 개식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존 대출 제도를 훌쩍 뛰어넘는 세액공제와  보조금 지급을 구하고 있다. 

파딜라 유소프 말레이시아 부총리 겸 농장상품부 장관은 2일 이달 예산에서 재배농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벡 닐슨 CEO는 "진짜 위험은 식물성 기름 가격이 하락할 때"라면서 "그런 상황에서는 산출량이 가장 낮고 수령이 가장 높은 기업들이 가장 먼저 완패한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