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값 하락, 세계 경기침체의 전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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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릿값 하락, 세계 경기침체의 전조인가?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0.04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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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릿값 하락, 세계 경기침체가 다가오는가?"

미국의 경영 전문지 배런스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던진 질문이다. 구리는 자동차에서부터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에 쓰여 경제의 건강한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금속으로 통해 '박사 금속(닥터 코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구릿값 하락은 경제 활동 둔화를 뜻하기에 최근 구릿값 급락으로 경기침체가 다가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은 것이다. 배런스는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난 구리전선. 구리는 경제 상황을 잴 수 있는 금속으로 '닥터 코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사진=세계구리협회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난 구리전선. 구리는 경제 상황을 잴 수 있는 금속으로 '닥터 코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사진=세계구리협회

구릿값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구릿값은 지난 1월 파운드당 4.27달러 고점에서 3.70달러로 13% 내렸고 전세계 경제활동 둔화가 하락의 견인차였다고 배런스는 지적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구리 선물은 파운드당 3.6달러대에 거래됐다. 

구리는 경제활동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에 예민하다.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유럽과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수요를 잠식함에 따라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 독일은 유럽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구리 소비국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역시 둔화됐다. 중국은 전세계 구리 소비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최대소비국이다. 헝다그룹과 비구이위안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도산위기가 보여주듯 중국 건설업은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포산에 있는 비구이위안(벽계원, 컨트리가든) 본사 전경. 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 광둥성 포산에 있는 비구이위안(벽계원, 컨트리가든) 본사 전경. 사진=차이나데일리

자동차 메이커들은 구리 기반 금속 제품을 사용하는 자동차를 덜 만들고 건축업체들은 구리관을 덜 사용하니 구리 수요가 줄고 가격은 하락압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배런스는 핵심은 낮은 구릿값은 산업활동 부진을 나타내고 경제활동 약화와 세계 침체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22V리서치의 상품조사부문 콜린 펜턴(Colin Fenton) 대표가 "현재 구리 선물 가격은 분명하게 공포 신호를 보낸다"고 적었고 이는 '좋지 않은 뉴스'라면서도 경제를 낙관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희소식도 있다고 전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구리는 핵심 수준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주 초 파운드당 약 3.63달러 수준에서 매수자들이 들어왔는데 구리값은 2022년 말 이후 3.60달러대 중하단에서 지속해서 지지를 받은 만큼 크게 놀랄일은 아니다는 게 배런스의 평가다. 

이는 경제전망이 구릿값을 더 내려가게 할 만큼 암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배런스는 강조했다.

구리 시장은 중국과 유럽 시장이 언제 안정될 지를 지켜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적절하게 다뤄지면  수요가 개선될 수 있다. 구리는 도 미국 경제가 고금리에 어떻게 반응하고 지켜보고 있는데 미국 소비자 지출은 고금리에도 올해 더 증가했다.

칠레 구리 생산업체 코델코의 공장 내부 모습. 사진=코델코
칠레 구리 생산업체 코델코의 공장 내부 모습. 사진=코델코

 

배런스는 이것이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가 파운드 당 3.57달러에서 3.62달러 사이에 핵심 지지선이 있다고 적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톰 에세이는 "이것을 유지하면 구릿값은 회복하고 더 광범위한 위험자산에서 생기고 있는 안도 랠리의 신호를 보낼 수 있겠지만 넘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 부정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리 원광석을 캐는 광산업체로는 미국의 프리포트 맥모란,써던 코퍼,  호주의 BHP와 리오틴토 그룹, 뉴크레스트 마이닝, 스위스의 글렌코어, 중국의 지진마이닝그룹, 캐나다의 퍼스트 퀀텀 미네럴스와 아이반호마인스, 테크리소시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앵글로 아메리칸, 칠레의 국영 코델코와 안토파가스타 등이 있다.

한국의 LS MnM은 구리 정광을 들여와 제련해 전기동과 금 등을 부산물로 생산하는 제련업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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