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수익률 4.8%·달러강세...울고 싶어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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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수익률 4.8%·달러강세...울고 싶어라 '금'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10.0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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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지표가 강한 모습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만기 10년 미국 국채 수익률이 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등하고 덩달아 달러가치가 오르면서 금 등 상품시장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채권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10년 물 국채 수익률이 4.8%에 이르고 30년 물 수익률이 4.9%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에 대 혼란이 벌어졌다.사진은 미국 재무부 청사. 사진=미국 재무부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채권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10년 물 국채 수익률이 4.8%에 이르고 30년 물 수익률이 4.9%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에 대 혼란이 벌어졌다.사진은 미국 재무부 청사. 사진=미국 재무부

4일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3일 미국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장기금리가 2007년 상반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10년 물 국채수익률은 연 4.8%로 뛰었고 30년 물은 연 4.9% 이상으로 올라갔다. 10년 물은 2007년 8월 이후, 30년 물은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이는 미국 재무부가 자금조달을 위해 장기국채 발행을 늘리자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대량으로 매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로런스 길럼(Lawrence Gillum) LPL파이낸셜의 채권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10년물과 30년 물의 5% 육박은 언젠가는 일어났어야 할 일"이라면서"제로금리 정책을 영구히 유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채 10년 물 수익률 추이. 사진=CNBC
미국 국채 10년 물 수익률 추이. 사진=CNBC

이에 대해 채권전략가들은 "국채 수익률 상승은 국채 만기시까지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감안해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하는 데 대해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채권보유 리스크에 붙이는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 줃고 '마이너스' 상태에 있다 최근에 '플러스'로 전환한 결과라는 것이다. 

채권 매도의 퍼펙트 스톰은 미국의 예상보다 큰 재정적자, 더 많은 채권 발행 필요성,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 필요할 정도의 견실한 미국 경제 등 다양한 리스크 탓에  태동하고 있었다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

뉴욕의 미즈호 증권의 알렉스 펠레(Alex Pelle)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기간 프리미엄'을 시장이 재계산하는 것을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미국달러 가치도 상승했다.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이날 한때 107.348까지 올랐다. 7월 중순에 99.554까지 하락한 데서 7.8%가량 올랐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발표한 JOLTs(구인·이직보고서)에서 지난 8월 채용공고가 961만 건으로 7월보다 69만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8월 채용공고는 시장에서 예상한 전망치(880만 건)와 7월치(892만 건)보다 많았다.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강세는 미국 뉴욕증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우선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했다.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9%(430.97포인트) 하락한 3만3002.38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37%(58.94포인트) 떨어진 4,229.45로, 기술주 중심의 스닥지수는 1.87%(248.31포인트) 밀린 1만3059.47로 장을 마감했다.

금값도 내렸다. 이날 금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0.3%(5.7달러) 내린 온스당 184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선물가격은 아시아시장 거래시간대에 온스당 1830.9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3월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72%로 올라 8%에 육박했다.

마켓워치는 "국채수익률 상승이 시장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BMO캐미털 마켓츠의 이안 린젠(Ian Lyngen)  미국금리 수석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지금 여건에서 금리가 더 오를 여력이 없다고 가정할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다"면서 "현 단계에서 더 높은 수익률에 대한 가장 분명한 저해 요인은 다른 금융시장은 고금리를 견딜 수 없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의 박민영 연구원은 채권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임시예산안 통과에 따른 셧다운 우려 연기, 연착륙, 골디락스 전망 확산, 장기 고금리로 귀결될 Fed위원들의 발언 등 세 가지를 꼽고 현재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만큼 하락재료에도 주목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영 연구원은 하락재료로 10월부터 재개되는 학자금 대출과  초과저축 소진에 따른 소비둔화 가능성, 자동차 노조의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과 고용차질 유발을 꼽고 "견조한 미국 경지를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기에 금리 상방보다 하방 리스크가 큰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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