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성, 건설업 등 진출 활발하지만 아직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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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여성, 건설업 등 진출 활발하지만 아직 걸음마?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0.03.09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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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30% 증가했지만 여전히 남성 90% 장악...의과대는 여인천하

캐나다에서 여성들이 사회 각분야의 성차별 벽을 뚫고 안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일부 분야는 여성의 진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여성의 진출이 부진하고 남성이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건설업계에 진출해 15억 달러 규모 뛰르코 인터체인지 건설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는 캐나다 여성 엔지니어 3인방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르날드몽레알
건설업계에 진출해 15억 달러 규모 뛰르코 인터체인지 건설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는 캐나다 여성 엔지니어 3인방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르날드몽레알

캐나다 퀘벡 주 최대의 일간지인 주르날 드 몽레알(Le Journal de Montréal)은 세계 여성의 날(8일)을 맞아 캐나다 사회 각 분야에서 성별의 벽을 부수고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우선 지난 7일(이하 현시시각)에는 건설업 분야에도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기사를 '건설업, 여전히 남자가 90%'라는 제목으로 내보냈다. 지난 10년 동안 건설 현장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이 2009년의 2만 900명에서 2019년에는 2만 9000명으로 39%나 늘었지만, 이 분야는 '여전히 남성들이 90%나 점령하고 있다'는 논조였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건설분야에 진출한 여성 2만9000명의 대부분은 설계, 시공 감리, 인사 와 자재 관리 등 사무직이 대부분이고 실제로 건축현장에서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여성의 숫자는 2019년에도 4300명에 불과했다. 

기자가 취재한 바로는 퀘벡 주 건설토목 분야 그 어떤 업체, 단체, 기구도 여성 채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곳은 없다. 그럼에도 여성 진출 비율은 달라진 게 없는 것이다.

주르날 드 몽레알은 8일에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자리 잡으려 애쓰는 여의사'란 제목으로 몬트리올 사크레꾀르 병원(l’hôpital Sacré-Cœur de Montréal) 정형외과 소속 두 여의사가 남성이 주도하는 정형외과 부문에서 육체적, 심리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실제로 퀘벡 주에서 정형외과의로 재직 중인 여자 의사의 비율을 보면 50대는 98명 중 20명(20%), 40대는 93명 중 20명(22%), 30대는 110명 중 34명(31%)인 데 비해 20대 여성 외과의는 단 한 명도 없다.

 역시 퀘벡 주 그 어떤 의과대학도 여성의 외과 전공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곳은 없다. 성별의 벽을 허물고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하는 여성들의 비율이 사회 전체에 걸쳐 크게 늘어나는 중에서도 정형외과 분야에서는 오히려 여성 진출이 뒷걸음질을 친 것이다.

주르날 드 몽레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정형외과의로 수술을 집도해온 도미니끄 룰로(Dominique Rouleau, 42세) 박사가 "여성 지원자가 없다. 그러나 여자들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분야다"고 지적하는 대목이 나온다.  

퀘벡치과의사협회(Ordre des dentistes du Québec)의 2018년 10월 30일자 통계자료에 따르면,  치과의사 전체 5350명 가운데 여성 48.26%, 남성 51.74%로 엇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분야를 막론하고 의사의 총 숫자만 따지면 여성이 남성을 추월한 것은 벌써 지난 2017년의 일이다. 캐나다의 불어판 국영방송 라디오-꺄나다(Radio-Canada)는 2018년 1월22일자 방송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인 의사 중 여의사가 1만 179명(50.1%), 남자 의사가 1만 134명(49.9%)으로 이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보도했다.

의과대학 재학생 중에 여성 비율은 63%에 이르러 의료분야의 여초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그런데 캐나다 연방과 퀘벡 주의 경우, 건축건설 현장이든 의료 분야든 법과 제도 그 어느 형태나 의미로든 여성의 지원이나 진출을 금지하는 단체, 업체, 기관은 없다. 건설 현장이나 정형외과처럼 여성 종사자 비율이 적은 분야는 남성들이 여성의 진출을 막거나 꺼려서가 아니라 여성들이 지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건축 건설이나 의료부문처럼 전통적으로 '남성이 지배해온' 분야에 진출한 여성들 대다수가 관리 사무직이나 인명을 직접 다루지 않는 분야에 집중됐다는 것 또한 남성에 의한 제한이나 거부의 결과가 아니라 여성의 자유의사에 의한 선택의 결과일 뿐이다.  

주르날 드 몽레알이 인용한 7일자 UN의 세계 성평등 국가 순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우수국가 순위에도 없지만, 한국 페미니스트들의 줄기찬 주장과는 달리 최악국가 순위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대한민국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 혐오와 배제'가 판을 치는 국가인가?  그러한 차별과 폭력, 혐오와 배제가 여성의 지원이나 진출을 법과 제도, 문화와 사회통념 등등을 동원해 금지하고 제한하고 억제하는 단체, 업체, 기관 및 그런 곳을 장악한 남성 때문인가? 궁금하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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