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수요파괴 우려에 6%급락...WTI 84달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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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수요파괴 우려에 6%급락...WTI 84달러대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0.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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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슨모빌,셰브런등 석유기업 주가도 추풍낙엽

국제유가가 4일(현지시각)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파괴 우려가 커짐에 따라 6% 급락했다. 3분기에 약 30%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운 국제유가는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과 달러 강세가 견인한 침체 우려에 굴복하는 모양새다. 미국 석유메이저 셰브런과 엑슨모빌 등 석유 관련 기업들의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파괴 우려로 국제유가가 4일(현지시각) 배럴당 84달러대로 하락했다. 9월 마지막 주 기록한 배럴당 95달러에 비하면 11% 낮은 수준이다.사진=CNews DB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파괴 우려로 국제유가가 4일(현지시각) 배럴당 84달러대로 하락했다. 9월 마지막 주 기록한 배럴당 95달러에 비하면 11% 낮은 수준이다.사진=CNews DB

이날 원유 선물시장인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5.6%(5.01달러) 내린 배럴당 84.22달러에 마감됐다. 

WTI는 장중 일시 84.16달러까지 내려 약 1개월여 사이에 최저치를 기록으며 이날 하루 낙폭은 지난해 9월23일이후 최대다.  지난주 기록한 배럴당 95달러에 비하면 약 11% 낮은 수준이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 선물도 5.6%(5.11달러) 하락한 배럴당 85.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 역시 지난주 고점에 비하면 약 12%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원유를 탐사, 채굴, 정제하는 셰브런의 주가는 이날 2.33% 빠졌고 엑슨모빌 주가는 3.74%, 워런 버핏 회장이 투자한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3.87% 하락했다. 원유 탐사 전문인 마라톤오일 주가 낙폭은 더 커 5.06% 급락했다. 

국제유가가 대폭 하락한 것은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나타샤 카네바(Natasha Kaneva) 분석가는 4일 낸 노트에서 "수요 파괴가 시작했다"고 진단하고 "글로벌 원유 재고 감소도 끝났다"고 평가했다.  카네바는 에너지 컨설팅 회사 플랏츠의 위성 사진 판독 결과 9월 3주 동안 글로벌 원유 재고는 800만 배럴 감소했고 석유제품 재고는 3800만 배럴 증가해  총 상용 원유 상당량은 3000만 배럴이 순증가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시장 안팎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또 러시아가 석유제품 수출금지를 완화할 것이라는 보도도 공급부족 전망을 다소 완화시키며 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러시아일간지 코메르산트를 인용해 "러시아정부는 디질연료의 수출금지조치를 수일내에 완화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내 과도한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후퇴한 점은 국제유가를 하락시킨 요인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가 이날 발표한 주간 원유재고통계에서 원유재고가 감소한 반면 휘발유 재고는 예상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내 WTI 선물 비축 거점이자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재고는 8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EIA는 "OPEC플러스(+) 회원국의 감산에 따라 2024년 말까지 WTI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미국이 글로벌 원유 생산 증가의 주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탐사·채굴 기업들의 지속적인 생산량 증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미국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콜롬비아 유전의 석유채굴 펌프(노딩 당키). 사진=옥시덴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미국 석유회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콜롬비아 유전의 석유채굴 펌프(노딩 당키). 사진=옥시덴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이날 합동각료감시위원회(JMMC)를 열고 현재 협조감산을 연말까지 유지한다고 발표했으나 예상된 결과여서 유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인베스텍의 캘럼 맥퍼슨 분석가는 "단기 공급 차질에 있은 시장의 관심은 이제 고금리 장기화, 그에 따른 거시경제 환경, 11월 OPEC+ 회의 논의 등으로 옮겨갔다"고 평가했다.

원유재고 증가는 4분기에 유가에 강한 하락압력을 가할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세계 원유 상당량 생산량이 하루 70만 배럴 증가하고 그 중 3분의 1이 미국 천연가스 생산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네바 분석가는 겨울철 재고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연말 목표유가를 배럴당 86달러로 제시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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