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유가 100달러 물건너갔다?...수입국,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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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유가 100달러 물건너갔다?...수입국, 안도의 한숨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0.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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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시장 활황에 추가 금리인상 시 원유 등 원자재 타격 불가피

투자은행들이 연말에 도달할 것이라고 점쳐온 국제유가 100달러는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에 따른 수요파괴로 유가는 배럴당 82~84달러대로 주저 앉았다. 앞으로 석달 동안 20% 이상 올라야 1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는 만큼 유가 100달러 돌파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가 최근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만큼 전세계는 물가상승 부담을 덜 수 있고 금리인상을 다시할 필요는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유가가 6일(현지시각) 최근 원윳값 낙폭 과대에 따른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상승 마감했다.일각에서는 배럴당 100달러는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가 6일(현지시각) 최근 원윳값 낙폭 과대에 따른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상승 마감했다.일각에서는 배럴당 100달러는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사진은 달러와 석유채굴기를 조합한 그래픽. 사진=한국석유공사

6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인도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0.6%(0.48달러) 오른 배럴당 82.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이번 주 8%이상 하락했으며 주간 하락률은 올해 3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 선물도 0.6%(0.51달러) 오른 배럴당 84.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주간단위로는 약 11%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최근 원유값 하락폭이 컸다는 판단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 경기가 여전히 견고해 당분간은 원유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탄탄해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정책을 더 오래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상승폭을 제한했다. 

스트래티직 에너지 앤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는 "현재는 원유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저가를 인식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는 원유에 매수세가 몰린 것도 유가 상승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로 금융긴축 장기화가 우려된 점은 유가상승폭을 제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국제유가는 물가 억제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고강도 긴축정책을 펴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긴축 위험에  지난 이틀간 하락세를 보였다. 고강도 긴축에도 미국 고용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여전히 뜨거워 이를 냉각시키기 위해 긴축의 고삐를 더 죌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에도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튼튼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비농업 고용은 예상치 17만 명의 거의 두 배 수준인 33만 6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8월과 같은 3.8%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과 같은 거대 경제에는 완전 고용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치다.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야후파이낸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에도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튼튼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비농업 고용은 예상치 17만 명의 거의 두 배 수준인 33만 6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8월과 같은 3.8%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과 같은 거대 경제에는 완전 고용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치다.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야후파이낸스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3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7만 명 증가의 거의 두 배이며 8월(22만7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났다.미국 로욜라 매리마운트대학의 손성원 재무경제학과 교수는 CNN에 "노동시장은 불씨처럼 뜨겁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9월 실업률은 3.8%로 전달과 같았으며, 시장이 예상한 3.7%를 0.1%포인트 웃돌았다. 다만 시간당 임금이 전달에 비해 0.2%, 전년 동월 대비 4.2% 올라 이전보다 둔화하고 예상치도 밑돌았다는 소식에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다음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진 점을 보인다면 Fed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국채수익률 상승, 달러강세로 원유를 비롯한 상품 가격은 하락압력을 더 강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투자은행들이 점친 유가 100달러 실현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JP모건은 국제유가가 단기에 100달러대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고 골드만삭스는 12개월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100달러로 예상했다.

석유산업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날 독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가 100달러는 이제 확실하게 손이 닿지 않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서한에서 "유가가 이번주에 급락하고 수요 우려만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강세 지지 중개업체들은 현재로서는 세 사지리 숫자 유가는 잊어야만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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