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당 주가 3.55%급등...지속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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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당 주가 3.55%급등...지속할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10.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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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사료를 생산하는 전문 기업인 대한제당의 주가가 최근 인도의 원당 수출제한으로 국제 설탕값 상승영향으로 급등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 3.55% 상승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원당과 옥수수 등 곡물 수입의존도가 높아 원가 부담이 큰 탓이다. 대한제당은 설탕 등을 오뚜기 등에 공급한다. 대한제당은 창업주 일가가 확고하게 지배하고 있는 기업이다. 설윤호 부회장이 23.28%, 설 부회장의 부인 박선영 명예회장 14.16%, 딸 설혜정씨가 9.52%를 보유해 일가가 가진 지분은 전체의 46.96%에 이른다. 

대한제당이 생산하는 '푸드림 하얀설탕'.사진=G마켓
대한제당이 생산하는 '푸드림 하얀설탕'.사진=G마켓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제당은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55% 오른 306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2745억 원을 기록했다.기관은 5만8976주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9만9681주를 순매수했다. 

이날 주가상승은 26일 5.93% 빠진 것을 시작으로 4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면서 2955원까지 주저앉았다가 반등한 것이어서 투자자들은 크게 반겼다. 더욱이 다른 제당사인 삼양사가 1.50% 상승(종가 4만4000원)에 그치고 CJ제일제당은 2.23% 하락(종가 28만45000원)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올해 1월2일 종가 2475원에 비해 20% 정도 상승한 수준이다.대한제당 주가는 4월12일까지 2000원대에 머물다가 4월13일 3075원으로 오른뒤 이후 일부 거래일 2000원대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3000원대를 유지했다.  

대한제당 주가가 오른 것은 국제 설탕 가격이 12년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의 영향이 컸다.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은 대한제당이 구입하는 원재료 중 비중이 가장 커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대한제당이 금융감독원에 지난 8월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원당 구입비용은 2025억 원으로 전체 원재료 구입비(4237억 원) 중  47.81%를 차지했다.옥수수와 대두박, 밀 등 사료용 원료 비중 30.31%를 크게 웃돈다.

원당 매입가격은 지난 2021년 t당 424달러였으나 지난해 484달러로 오른 뒤 올해 상반기에는 558달러로 껑충 뛰었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제당 식품부문의 가격변동 원인은 브라질과 태국, 호주 등 주요 산지 작황"이라고 설명했다.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지난 6일 설탕선물은  t당 709.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에 비해 비해 28.39% 오른 것이다. LIFFE 설탕선물 가격은 지난 달 26일에는 t당 723.57달러로 1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설탕 가격은 지난 2011년 1월 800달러를 넘어선 이후 줄곧 하향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t당 500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초 설탕 값이 다시 700달러를 돌파, 최근 720달러 선을 넘어섰다가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런던국제금융거래소(LIFFE) 거래 설탕선물 가격 추이. 사진=파이낸셜타임스(FT)
런던국제금융거래소(LIFFE) 거래 설탕선물 가격 추이. 사진=파이낸셜타임스(FT)

설탕 가격이 이렇게 오른 것은 세계 주요 설탕 생산국이 최근 심각한 가뭄과 이상기후로 설탕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가뭄으로 사탕수수 수확이 급격히 줄자 자국 공급을 위해 설탕 수출량을 줄이면서 설탕 값 상승의 단초를 제공했다.

인도의 사탕수수 주요 재배지인 마하라슈트라주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71% 줄었고 세번째로 많은 사탕수수를 생산하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강수량도 55%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설탕 생산량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3170만t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가 올해부터 바이오 연료에 더 많은 사탕수수를 사용할 계획인 만큼 인도 정부가 설탕 수출 금지라라는 칼을 빼들 가능성도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설탕 수출량을 전년의 65% 수준인 610만t으로 제한했다.

인도 매체인 힌두스탄타임스는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6~9월 몬순 시즌 강수량 부족으로 인도 정부가 10월1일 시작한 새 시즌에 설탕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도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국제 설탕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설탕 선물 가격은 보통 3~6개월쯤 지나 국내 설탕 가격에 반영된다. 따라서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국내 설탕가격이 다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설탕 판매가격이 오르면 대한제당 등 제당업체들의 매출증대와 주가상승이 예상된다. 그러나 대한제당이 하는 사료사업의 원재료인 곡물가격이 변수다. 옥수수와 대두박, 밀 등 곡물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면 원재료 비용부담이 상승하면서 수익에 타격을 줘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여지는 남아 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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