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룻만에 하락...WTI 85달러대,브렌트 87달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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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룻만에 하락...WTI 85달러대,브렌트 87달러대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0.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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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WTI 4.3%, 브렌트 4.2% 급등 후 이틀 연속 하락

국제유가는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간 분쟁 격화에도 투자자들이 전쟁 파급효과를 소화하면서 급등 하룻만에 하락 반전했다.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데다 이스라엘과 하마간의 전쟁에 따른 중동의 지정학 불안이 커졌지만 아직까지 원유 공급 중단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으로 유가는 하락했다는 분석이 주종을 이룬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급등한 유가가 하룻 만인 10일(현지시각) 배럴당 86달러대 전후로 안착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타타르스탄 유전 전경. 사진=CNews DB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급등한 유가가 하룻 만인 10일(현지시각) 배럴당 86달러대 전후로 안착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타타르스탄 유전 전경. 사진=CNews DB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IT) 11월 인도분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0.7%(0.65달러) 하락한 배럴당 85.3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 선물은 0.6%(0.51달러) 내린 배럴당 87.15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하마스가 이슬라엘을 공격한 7일(현지시각) 이후 9일 4%대 급등한 이후 이틀 연속으로 내렸다.

이에 대해 석유산업 전문 매체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유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상승했고 시장에서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이 올라가고 미국이 이란산 원유흐름을 차단할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유가 상승에도 정확히 어느 정도까지 수급이 영향을 받을 지에 대해서 원유 시장내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ING는 투자자 서한에서 "이번 분쟁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국한된다면 현재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서서히 잠식될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개입했다면 악화할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ING는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제재 집행은 원유시장을 내년 내내 빠듯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10일 남부 이스라엘 가자 접경지역에 있는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숨진 이스라엘 민간인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타임스오브이스라엘
이스라엘 군인들이 10일 남부 이스라엘 가자 접경지역에 있는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숨진 이스라엘 민간인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타임스오브이스라엘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상황은 악화일로로 걷고 있다. 하마스 기습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 사망자는 이날 아침 1200명을 넘고 부상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사망자가 1055명, 부상자가 518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양측 사망자가 2200여 명 이상, 부상자가 8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스라엘 육군은 가자접경 지역에 전차를 집결시키면서 가자지구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고 공군은 10일 가자 지역내 하마스 시설을 폭격해 초토화하는 작전을 펴는 것은 물론 시리아와 레바논도 공습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 위험을 평가하면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산유국들의 공급에 미칠 영향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하마스의 이란 배후설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주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이란이 배후라고 보도했으나 이란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날까지 이란이 하마스에 협력했다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있은 터라 이란의 원유공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계감이 높아져 원유가격이 급락했다.

미국 금융서비스 회사인 스톤엑스의 알렉스 호더스 분석가 팀은 보고서에서 "이란의 개입 가능성이 사실로 입증되면 이미 공급이 타이트한 원유 시장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했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 이란의 개입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고 덧붙였다.

독일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슈텐 프리치 분석가는 이란의 산유량이 지난 8월 기준 하루 310만 배럴에 이른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직후인 2018년 5일 이후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세계 성장률 전망치가 조금 향 조정됐다는 소식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막대한 원유가 소비되는 만큼 성장률 하락은 그만큼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10월10일). 사진=기획재정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10월10일). 사진=기획재정부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3.0%를 기록하고, 내년 2.9%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7월 전망치와 같고, 내년 전망치만 0.1%포인트 낮아졌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5.2%에서 5.0%로, 내년은 4.5%에서 4.2%로 각각 하향수정됐다.

원유 다소비국인 일본의 성장률은 7월 전망 1.4%에서 2%로 높인 반면, 한국 성장률은 7월과 같은 1.4%로 예상했다.  세계 최다 인구국인 인도의 성장률은 6.1%에서 6.3%로 올려잡았다.

유가 하락폭은 제한됐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유지로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데다 중국이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원유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탓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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