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도 국제유가 사흘째 하락...이란-이스라엘 직접 충돌시 15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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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에도 국제유가 사흘째 하락...이란-이스라엘 직접 충돌시 150달러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0.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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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배럴당 82달러대...블룸버그 이란 이스라엘 공격시 150달러 급등 점쳐
이스라엘-이란 직접 충돌시 성장률 1%포인트 하락, 물가 1.2%포인트 급등 예상

이스라엘 의회가 전시내각을 승인하고 지상전 준비를 지속하는 한편, 시리아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이란이 이스라엘에 경고하는 등 등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가 증가했지만 국제유가는 재고가 늘어나는 등 유가 호악재가 겹치면서 하락했다.블룸버그통신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 시나리오 하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으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란이 직접 충돌할 경우 세계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1.2%포인트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와 주요 금융지표 현황. 사진=국제금융센터
국제유가와 주요 금융지표 현황. 사진=국제금융센터

12일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0.7%(0.58달러) 내린 배럴당 82.91달러로 마감됐다. WTI는 3거래일째 하락했으며 사흘간 하락률은 4%를 넘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0.6%(0.55달러) 상승한 86.37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격화하고 있어 상승세를 탈 수도 있지만 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강한 하락 압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6일로 끝난 한 주간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1000만 배럴 이상 증가해 4억2423만 배럴을 기록했다. 사진은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저장 탱크들.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6일로 끝난 한 주간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1000만 배럴 이상 증가해 4억2423만 배럴을 기록했다. 사진은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저장 탱크들.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미국의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유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6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직전주에 비해 1017만배럴 늘어난 4억2423만9000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90만 배럴 증가를 크게 웃돈 것이다.

휘발유 재고는 131만3000 배럴 줄어든 2억2567만1000 배럴을, 디젤과 난방유 재고는 183만7000 배럴 감소한 1억1695만8000 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40만 배럴 늘고, 디젤과 난방유 재고는 3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 급증은 연료가격이 소비자들이 고통을 느끼는 수준으로 상승해 수요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평가했고 씨티은행은 미국 원유재고 증가는 완만한 수요와 견실한 공급을 시사하며 단기로는 제조업 활동 부진으로 신흥국과 선진국 수요가 약화되고 있으며, 장기로는 전기차 등에 따른  구조적 원유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IEA는 내년 원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낮췄다. IEA는 이날 글로벌 원유 수요가 내년에 88만배럴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의 100만배럴 증가에서 하향한 것이다. 올해 원유 수요는 하루 23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기존의 220만배럴 증가에서 조금 높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와 내년 전 세계 원유 수요가 각각 하루 240만배럴, 2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IEA와 약간 다른 전망치를 제시했다. 

8일 밤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사진=타임스오브이스라엘
8일 밤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사진=타임스오브이스라엘

국제금융센터의 황유선 책임연구원은 13일 "WTI 가격이 9월말 연중 고점 대비 하락하고, 중동 사태도 불거짐에 따라 아시아 바이어들이 미국산 원유 구매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미국 원유재고 큰 폭 증가는 수요 둔화를 시사하지만 중동 사태 확전시 세계 원유공급 부족과 국제유가 급등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ING는 중동 사태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국한된다면 전쟁 프리미엄은 점차 소멸하겠지만 이란이 개입하는 경우에는 내년 세계수급 불확실성 증대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으며 블룸버그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 시나리오 하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으로 급등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번 중동 사태의 세계경제 영향은 이스라엘-하마스 국지전의 경우 세계 GDP 성장률 0.1%포인트 하락, 인플레이션 0.1% 포인트 상승, 이스라엘-이란 대리전의 경우 세계 성장률 0.3%포인트 하락, 인플레이션 0.2% 포인트 상승에 그치겠지만 이스라엘-이란 직접 충돌의 경우 세계 성장률 1%포인트 하락, 인플레이션 1.2% 포인트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이미 어두운 세계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먹구름이며 저성장이 지배하는 경제환경에서 심각한 충격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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