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장 "중동 지정학 분쟁, 한국 성장에 부정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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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국장 "중동 지정학 분쟁, 한국 성장에 부정 요인"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0.1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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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태국장, 모로코서 기자간담회
통화긴축, 금리 유지 권고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13일(현지시각) "중동의 지정학적 분쟁은 한국 성장의 부정 요인"이라고 밝혔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의 내년 성장전망을 낮춘 요인으로 반도체 수요회복 지연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를 꼽았다. 저성장 쇼크에 대비하려면 확고한 건전재정 기조 아래 서서히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이금 아시아태평양 국장. 사진=파이낸셜크로니클 엑스(옛 트위터캡쳐)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이금 아시아태평양 국장. 사진=파이낸셜크로니클 엑스(옛 트위터캡쳐)

스리니바산 국장은 이날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IMF 세계은행(WB) 연차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회의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동행 기자단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IMF는 지난 1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전 세계 성장률을 7월 전망치와 같은 3%로 예상하면서도 한국의 성장률은 2.6%에서 1.4%로 무려 0.6%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당초 2.4%에서 2.2%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0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계 성장률 전망. 사진=기획재정부
국제통화기금(IMF)이 10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계 성장률 전망. 사진=기획재정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이유에 대해 스리니바산 국장은 "기술 사이클(Technology Cycle) 전환이 아직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조짐이 있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이유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라면서 "한국은 특히나 중국과 무역 부문에서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IMF가 예상한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5%, 내년 4.2%다. 7월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하향했다. 중국의 경기부진 우려가 한국의 성장전망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동 분쟁으로) 원유 가격이 10% 상승하면 다음 해 글로벌 생산량이 0.15% 포인트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0.4%포인트 상승한다"면서 "아시아 경제는 원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더 높게 나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를 지양하고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명확해질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지난해부터 한국이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재정 기조를) 가고 있는데 이는 옳은 방향"이라면서 "한국은행은 적절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직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IMF가 권고하는 것도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이어 "한국뿐 아니라 아직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얘기"라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업사이드 리스크(Upside risk)가 있기 때문에 금리도 섣부르게 낮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정 건전성 확보와 관련해서도 그는 "수입과 지출을 적절하게 잘 조절하는 게 핵심"이라며 "만약 지원 정책을 이행하고 싶다면 모두를 위한 지원이 아니라 재정적자를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높이면서 필요한 계층에 표적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19 때 지원을 거둬들이는 건 옳은 방향"이라며 "일부는 경기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지만, 지금은 외부 수요가 악화했기 때문에 재정 지원보다는 건전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가계부채 비율을 낮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은 시스테믹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채 비중이 높긴 하지만 금융 자산, 소득도 견고하고 모기지 관련 리스크 비중도 낮기 때문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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