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완화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내리자 미국 에너지주도 동반 하락했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24일 미국 원유선물 시장에서 유가선물 가격이 하락하자 에너지 기업들 주가도 하락했다.셰브런과 엑슨모빌, 마라톤오일 등은 핼리버튼, 베이커휴즈 등 유전 서비스 업체들 주가도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셰브런은 전날에 비해 2.51% 내린 156.65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엑슨모빌은 0.97% 하락한 108.39달러로 마감했다.마라톤오일도 0.04% 떨어진 28.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전 서비스 업체인 핼리버튼은3.41% 급락한 40.23달러에 장을 끝냈고 유전 정보 서비스 업체인 베이커휴즈는 0.55%떨어진 34.48 달러를 장을 마쳤다.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 하락은 원유 선물 가격 하락이 직접 도화선이 됐다고 마켓워치는 평가했다.
마켓워치는 핼리버튼에 대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약간 밑돌았다"면서 "셰브런과 헤스 주가는 셰브런의 헤스 인수에 대한 의구심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셰브런은 헤스를 전액 주식 지급으로 53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이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2.0%(1.75달러) 내린 배럴당 83.74달러로 마감됐다.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도 2.2%(1.95달러) 하락한 배럴당 87.88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재고하고 있어 이-팔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인질의 대규모 석방을 위한 회담을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며칠 늦출 용의가 있는 것으로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이 전했다.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미국 모두 가자 지구에서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하마스가 큰 패키지를 제안한다면 우리는 그 대가로 해야 할 일들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하마스가 인질 전원을 석방하면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이-팔 분쟁이 중동 전체로는 확산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 또한 커졌다.
미국과 유로존 경기둔화로 원유수요 감소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국제유가에 영향을 줬다. 이날 발표된 10일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의 종합지수가 악화돼 시장예상치를 밑돌았다. 독일과 영국 PMI도 호불황의 기준점인 50을 밑돌아 유럽지역의 경기후퇴 전망이 높아졌다.
또한 미국의 10월 PMI는 개선됐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융긴축 장기화로 미국 경기가 둔화해 원유수요 증가를 제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