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韓 인플레 2025년 상반기 2%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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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韓 인플레 2025년 상반기 2% 도달"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10.30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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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주요국 디스인플레이션 현황 및 평가' 보고서
한달에 0.19%P 물가 하락, 목표 수렴률 60.5%..美는 0.36%P·76.1%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여름 정점을 찍은 뒤 현재까지 내려오는 속도가 미국·유로 지역 등에 비해 더디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물품인 근원상품의 물가가 쉽게 진정되지 않아 발목을 잡고 있다. 관리 목표 수준인 2%에 도달하는 시기는 2025년 상반기쯤이 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품목성질별 기여도 분해. 사진=한국은행
소비자물가 상승률 품목성질별 기여도 분해.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30일 '주요국 디스인플레이션 현황 및 평가'란 제목의 'BOK 이슈노트'를 내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국의 인플레 둔화 패턴과 속도는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그 동인(drivers)은 차별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둔화 양상과 관련해 "최근 수요 측 압력과 노동시장의 견고함(tightness)이 약화하고 있으나, 비용 상승 압력의 파급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물가 상승률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9월까지 월평균 하락 폭이 0.19%포인트(P)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목표 이탈 수준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린 기간을 일컫는 '반감기'는 9개월이었고, 목표 수준까지의 진도율인 '목표 수렴률'은 60.5%로 집계됐다.

근원물가도 지난해 11월 4.3%로 정점을 찍고 현재까지 월평균 하락 폭 0.1%P, 목표 수렴률 43.5%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런 지표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 둔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빠르지는 않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유로 지역의 월평균 하락 폭은 각각 0.36%P, 0.57%P였고, 반감기는 9개월, 7개월이었다. 또 목표 수렴률은 우리보다 더욱 진척이 있는 76.1%, 73.3%로 집계됐다.

근원물가도 월평균 하락 폭이 두 지역에 비해 우리나라가 낮았고, 목표 수렴률은 유로 지역(32.4%)보다는 높고 미국(54.3%)보다는 낮았다.

우리나라보다 물가 상승률의 정점이 높은 미국(지난해 6월 9.1%)의 둔화 양상과 관련해 한은은 "공급 충격에 따른 영향이 완화하고 있지만, 수요 측면과 노동시장의 물가 압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유로 지역(정점 10.6%·지난해 10월)에 대해선 한은은 성장세 둔화에도 공급 충격의 이차 효과와 높은 수준의 임금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제약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주요국의 물가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 수준(2%)을 웃돌 것으로 한은은 평가했다. 한은은 주요 예측기관들의 전망을 인용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에 도달하는 시기가 2025년 상반기 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 지역의 목표 수준 도달 시기는 2025년 하반기, 미국은 그보다 더 늦은 2026년쯤으로 전망됐다.

물가상승률 전망과 주요국 근원물가 상승률. 사진=한국은행
물가상승률 전망과 주요국 근원물가 상승률.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미국·유로 지역은 수요·임금 압력을 크게 받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며 디스인플레이션을 제약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달리) 최근 서비스 물가에 비해 근원 상품 물가의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는 '중동 사태'란 변수가 생기면서, 원래 예상보다 더욱 느려질 수 있을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한은은 "최근처럼 유가 및 농산물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 재개 시점도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고물가를 경험하며 경제 주체의 가격·임금 설정 행태가 변했을 가능성도 더디게 만드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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