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거래 재개 이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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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거래 재개 이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11.0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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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대양금속의 보유 주식도 반대매매로 나와

시세조종 의혹으로 거래가 정지된 영풍제지가 지난달 26일 거래를 재개한 이후로 닷새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거래 정지 전 대비 주가가 70% 이상 급락했지만 반등보다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화섬과 면방업계의 섬유봉,실패의 원자재인 지관용 원지와 골판지 상자용 라이너 원지를 생산하는 영풍제지는 상반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409억 원,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27.9%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최대주주는 대양금속이며 지분율은 45%이며 이어 엘지에이치투자1호가 15.87%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제지 로고. 사진=영풍제지
영풍제지 로고. 사진=영풍제지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주가는 이날 29.99%(2450원) 내린 57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영풍제지는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인 29.99%까지 하락했다. 이로써 거래가  재개된 지난달 26일부터 1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급락했다. 이 기간 주가는 25일 종가 3만3900원에서 83% 이상 폭락했다.  영풍제지 시가총액도 1조 5757억 원에서 2659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8년 전 국내 주식시장의 가격 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가격이 떨어지면서 거래량이 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매도 잔량이 2800만 주가 넘어 영풍제지가 하하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풍제지는 주가 조작에 휘말리며 지난 19일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가 26일 거래가 재개됐다. 금융당국은 영풍제지의 매매 거래 정지 조치를 해제한 이유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이 금융당국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주가조작 대상, 출국금지와 압수수색, 체포,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피의자가 기소 전에 범죄 수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등 조치를 취했다"면서 "이에 매매 거래 정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풍제지 주가는 올들어 8월 말까지 824% 급등했다. 9월 한 달 동안 주가는 횡보하면서 조정 양상을 보였다. 문제는 지난달 18일 영풍제지와 모기업인 대양금속이 하한가를 기록하고 한국거래소가 이튿날부터 거래를 정지하면서 발생했다. 영풍제지 시세조종 의혹으로 관련 일당 일부가 구속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들은 키움증권에 100여개 계좌를 만들고 자전거래로 미수까지 사용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키움증권은 미수금 회수를 위해 개장 전 시장가로 반대매매를 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키움증권 계좌의 영풍제지 관련 미수금이 4943억 원 발생했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2거래일 후인 실제 결제일 안에 결제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 거래다. 미수금이 발생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로 빌려준 돈을 회수한다.

지난달 18일 영풍제지 주가가 하한가로 주저앉았고 거래량이 급감한 데다 19일 거래가 정지되면서 키움증권은 대규모 미수금을 떠안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세조종 세력 계좌에서 발생한 미수금이라면 변제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시장에서 영풍제지 주식을 팔아서 미수금을 회수해야 하는 데 주가는 내려가고 매도 잔량만 쌓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양금속은 지난달 30일 보유 주식 가운데 1479만 1667주에 대한 담보권이 실행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주식수의 31.82%에 해당한다. 대양금속은 농협은행과 대구은행에서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560억 원을 빌렸다. 대구은행은 1112만5000주를 담보로 340억 원을 대양금속에 빌려줬다. 영풍제지 주가가 3060원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166만6667주를 담보로 100억 원을 빌려준 농협은행은 6000원에 주식을 처분하면 원금은 지킬 수 있다.

영풍제지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 대양금속에 추가로 담보 제공을 요청할 가능성도 크다. 사실상 발행 주식 가운데 60%가량이 반대매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영풍제지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매매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한 번 더 하한가를 기록하면 지난해 종가 수준까지 내려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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