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산업 인수전에 에쓰오일·심팩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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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산업 인수전에 에쓰오일·심팩도 참전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11.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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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I그룹 등과 5파전...지분 36% 3000억대 매각 전망

산화방지제 제조사인 송원산업 지분 인수전에 국내 정유사인 에쓰오일 심팩 등이 뛰어들었다. 1965년 설립된 석유화학 기업인 송원산업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안정제'로도 불리는 산화방지제는 플라스틱이 열과 냉기, 빛 같은 외부 환경에 노출돼 형태나 색이 변형되는 것을 막아준다. 송원산업은 또 코팅 첨가제와 윤활유 첨가제 등도 생산한다. 박종호 회장 오너 일가는 지분 100%를 보유한 송원물산이 보유한 송원산업 지분 23.88%를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송원산업 인수후보사들은 송원물산과 박종호 회장 지분 등 총 35.65%를 인수하게 된다. 

송원산업그룹 로고. 사진=송원산업
송원산업그룹 로고. 사진=송원산업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송원산업 인수를 위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돼 본실사 준비에 들어갔다.에쓰오일은 지난 2일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송원산업(주) 지분 인수예비후자군에 선정돼 검토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게 투자업계의 전언이다.

에쓰오일 외에도 산업기계 제조사 합금철 전문 기업인 심팩, 세계 3위의 산화방지제 기업 미국 SI그룹, 국내 사모펀드(PEF)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다섯 곳이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다. 인수 후보들은 다음달 초까지 실사를 마친 후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심팩도 같은날 공시를 통해 송원산업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팩은 "송원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에서 예비후보자로 선정돼 인수를 위한 실사를 개시했다"면서 "다만 현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로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최종 결정 내용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송원산업그,룹 박종호 회장. 사진=송원산업
송원산업그,룹 박종호 회장. 사진=송원산업

송원산업도 같은 날 한국거래소의 최대주주 지분 매각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에서 예비후보자들을 선정해 실사를 개시했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심팩은 향후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안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고 송원산업은 2월1일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쓰오일과 심팩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주가는 1일부터 3거래일간 상승했다.이달 1일 3.51%, 2일 1.81%에 이어 3일에는 4.38%(790원) 오른 1만881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4514억 원으로 불어났다.

후보사들이 인수할 대상은 박종호 회장의 개인회사인 송원물산(지분율 23.88%)과 경신실업(9.15%),박종호 회장(1.63%) 등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35.65%다.

매각 측은 이 지분 가격으로 3000억 원대 중후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원산업 시가총액을 고려할 때 10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서 받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송원산업의 실적이 탄탄하기 때문에 나오는 요구인 것으로 보인다. 송원산업은 지난해 매출 1조3295억 원, 영업이익 1851억 원을 거뒀다. 2021년  매출액 9981억 원과 영업이익 1057억 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8년 543억 원, 2019년 593억 원, 2020년 680억 원에서  2021년 과 2022년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은 279억 원, 470억 원, 543억 원, 449억 원, 534억 원을 기록했다. 

특수화학제품 전문 기업 송원산업 전경. 사진=송원산업
특수화학제품 전문 기업 송원산업 전경. 사진=송원산업

성장 가능성도 있다. 투자업계에선 산화방지제 시장 규모가 올해 93억 달러에서 2030년 174억 달러까지 해마다 9.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송원산업이 산화방지제 업계에서 세계 1위 독일 바스프에 이어 점유율이 2위이라는 입지가 셀링 포인트다. 

그럼에도 문제는 올들어 3분기까지 송원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7842억 원, 549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4%, 70% 감소해 원하는 값을 받을 수 있느냐다.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는 코로나19 시기 공급망 문제로 치솟은 제품 가격이 최근 정상화하고 있고 가장 큰 수요처인 중국 경기가 침체한 탓이 크다. 이에 따라 지분가격을 깎으려는 후보사들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부 후보사는 2000억 원대 가격을 예비입찰에서 제시했다가 탈락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최소 3000억 원은 넘어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매각 측과 인수 후보들은 적정 가격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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