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숲의 가을,단풍, 물소리,그리고 구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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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숲의 가을,단풍, 물소리,그리고 구본무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11.04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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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들어가는 화담숲의 단풍나무. 사진=이수영 기자
붉게 물들어가는 화담숲의 단풍나무. 사진=이수영 기자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전국이 단풍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만산홍엽'의 계열입니다.설악산, 속리산,내장산 등의 단풍이 아름답다지만 가까운 곳에서도 단풍을 즐길 명소가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있는 화담숲이 그런 곳입니다. 서울에서 일찍 출발하면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명소입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조성한 화담숲에 마련된 비석이 가을 단풍 속에 지난 역사를 이야기한다. '화담'은 구본무 회장의 아호로 '마음을 터놓고 정담을 나눈다는 뜻'이다.사진=이수영 기자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조성한 화담숲에 마련된 비석이 가을 단풍 속에 지난 역사를 이야기한다. '화담'은 구본무 회장의 아호로 '마음을 터놓고 정담을 나눈다는 뜻'이다.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은 여름에 가도 좋은 곳입니다. 무성한 나무들이 제공하는 그늘과 서늘한 바람은 더위를 잊게 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화담숲은 4월엔 수선화 축제, 6~7월엔 수국 축제가 열리고 가을인 10~11월에는 단풍축제가 열립니다. 사계절 나들이 명소로도 손꼽히는 화담숲이지만 요즘 꼭 가봐야할 곳입니다. 오는 12일까지 절정을 이룰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단풍축제가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축제 첫날인 지난달 26일 화담숲을 다녀왔습니다.

화담숲 입구.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 입구. 사진=이수영 기자

단풍축제 기간 동안 내장단풍, 당단풍, 털단풍, 노르웨이 단풍, 산단풍 등 400여 품종의 단풍을 구경하려는 남녀노소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화담숲 산책로 초입에 있는 자작나무들.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 산책로 초입에 있는 자작나무들. 사진=이수영 기자

2011년 문을 연 화담숲은 16만 5265㎡(약 5만 평) 규모로 테마원 16개로 조성된 인공 수목원입니다. 300여 그루 소나무가 펼쳐진 '소나무정원'을 비롯해, 분재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분재원', 이색적인 풍광을 자아내는 1000여 그루의 '자작나무숲',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추억의 정원' 등이 그것입니다. 하얀 자작나무 숲과 자연스레 휘어진 소나무들이 있는 소나무 정원, 수령 90년을 자랑하는 주목 분재,안동산 느티나무, 인도네시아산 규화목 등 진귀한 분재와 나무들이 있는 분재원이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화담숲의 소나무원.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의 소나무원. 사진=이수영 기자

 다종다양한 나무와 식물, 생태박물관 등 풍성한 볼거리로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화담숲의 탐방로.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의 탐방로. 사진=이수영 기자

아쉬운 점은 가을이라 철쭉과 진달래를 볼 수 없었고, 수국이 누렇게 빛이 바래고 고개를 떨구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가을과 봄이 동시에 있을 수 없도록 한 조물주의 일이라 누구를 탓할 수는 없었습니다.

흐린 날씨 속에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화담숲. 사진=이수영 기자
흐린 날씨 속에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화담숲.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으로 가려면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인터체인지를 나와서 곤지암 리조트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리조트에 도착하면 산책로를 따라 약 15분 정도 걸어가거나 리프트를 타고 가야 합니다. 이와 숲을 걷겠다고 작정했다면 주차장에서 걸어가는 것도 큰 수고를 들이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화담숲 입구에는 매표소가 있습니다. 매표소에는 화담숲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팸플릿이 비치돼 있습니다.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화담숲 안의 단풍. 사진=이수영 기자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화담숲 안의 단풍.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은 걷기에 좋은 수목원입니다. '화' 코스와 '담' 코스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화코스는 전체 테마원을 관람할 수 있기에 약 1시간20분이 걸립니다. 담 코스는 빠른 관람을 하는 코스라 90분 정도가 걸립니다. 

수령 90년 분수령 38년인 주목. 화담숲을 가꾸는 이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이 숲을 조성했는지를 웅변한다. 사진=이수영 기자
수령 90년 분수령 38년인 주목. 화담숲을 가꾸는 이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이 숲을 조성했는지를 웅변한다.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 대부분 공간은 평평한 데크로 돼 있는 데다 곳곳에 쉼터가 마련돼 있어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화담숲 전체를 걸어서 돌아보는 데 2시간(5.3㎞)이면 족합니다. 화담숲은 산허리 경사면을 따라 유모차나 나이가 든 사람들도 쉽게 걸을 수 있도록 산책을 위한 데크가 설치돼 있습니다. 산책로의 골짜기마다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고 맑은 물이 흘러 알맞은 습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화담숲에서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각종 국화.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에서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각종 국화. 사진=이수영 기자

 

노약자들은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승강장도 3곳이 있어 코스별로 숲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화담숲의 모노레일.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의 모노레일. 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숲’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숲을 정성들여 조성하고 가꾼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호라고 합니다. 화담숲을 걸으며 사랑하는 이들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화담숲의 단풍나무 터널. 지난달 26일에는 여름 빛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쯤은 붉은색 옷을 입었으리라.사진=이수영 기자
화담숲의 단풍나무 터널. 지난달 26일에는 여름 빛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쯤은 붉은색 옷을 입었으리라.사진=이수영 기자

고 구본무 회장의  정신과 투자 덕분에 탄생한 화담숲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휴식을 주고 재생의 힘을 주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이 세상을 얼마나 많이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라고 생각하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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