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대 미끄럼...어디까지 내겨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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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4%대 미끄럼...어디까지 내겨갈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3.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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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3월 11일(현지시각) 이틀 만에 다시 급락했다. 주요 유종 모두 배럴당 30달러대로 미끄러졌다. 산유국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비 오펙 산유국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서로 증산에 나서면서 시장에 원유가 넘쳐나고 있는 탓이 크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날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를 대유행병(팬데믹)이라고 선언함으로써 수요 위축 우려가 커져 유가를 끊임없이 끌어내렸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석유전쟁에 돌입했다. 승자와 패자는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엎질러진 원유드럼과 달러화는 두 산유국의 가격전쟁을 상징한다. 사진=러시아투데이/글로벌룩프레스
사우디와 러시아가 석유전쟁에 돌입했다. 승자와 패자는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엎질러진 원유드럼과 달러화는 두 산유국의 가격전쟁을 상징한다. 사진=러시아투데이/글로벌룩프레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4%(1.38달러) 미끄러진 배럴당 32.9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도 3.8%(1.43달러) 주저앉은 배럴당 35.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밀어붙인 것이 결정타였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리야드 주식시장(타다울) 공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최대 산유 능력을 현재 일일 1200만배럴에서 100만배럴 더 올려 1300만배럴로 상향하라는 에너지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유가는 사우디와 비OPEC 산유국인 러시아 간 ‘공조체제’ 균열에 이어 ‘유가 전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형국이다. 유가는 지난 9일 근 25% 폭락했다가 10일 10%대 급반등했지만 맥을 추지 못했다.

러시아도 하루 최대 50만 배럴의 증산에 나설 태세다.

미국의 재고 증가도 유가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재고는 6일로 끝난 주간에 770만 배럴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는 250만 배럴 증가였는데 근 세 배 수준 불어난 것이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지난 6주간 매주 증가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미국  정부는 유가 전망을 낮추고 있다. EIA는 11일 올해 연간 WTI  가격을 당초 전망치보다 31% 낮은 배럴당 38.19달러로 수정했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43.30달러로 당초 전망치보다 29% 낮췄다.  

EIA는 올해 미국의 산유량을 하루평균 1299만 배럴로 예상했는데 이는 이전 전망보다 1.6% 줄어든 것이다.

앞서 OPEC은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성장 둔화를 반영해 올해 석유수요 증가 전망치를 당초 92만 배럴에서 6만 배럴로 대폭 낮췄다. 이는 수요증가가 거의 없다는 것과 마찬 가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치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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