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1.5→1.4% 하향…내년 성장률 2.2%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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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성장률 1.5→1.4% 하향…내년 성장률 2.2% 전망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1.09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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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수출 회복세, 외불확실성 상존 등 위험요인 존재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정부·한국은행이 전망한 1.4%로 0.1%포인트 낮췄다. 내년도 경제 성장률은 2.2%로 내다보면서 종전 전망보다 소폭 내려잡았다. 내년도 전망치는 정부 전망(2.4%)보다는 낮고,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과 동일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3.6% 상승하고 내녀에는 내수 증가세 둔화로 2.6%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는 올해 32만 명 증가에서내년에는 21만 명증가로 그치고 실업률은 2.7%에서 3%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고금리 장기화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로 부진할 것으로 관측됐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품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서비스 수출도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올해 245억 달러 흑자에서내년에는 456억 달러 흑자로 늘어나고 경상수지는 319억 달러 흑자에서 426억 달러 흑자로 흑자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9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KDI가 그간 전망한 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 역대 가장 낮은 것이다.

KDI 2024년 경제전망. 사진=KDI
KDI 2024년 경제전망. 사진=KDI

KDI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하반기 들어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내수 둔화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KDI는 고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상품 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소비심리도 다소 위축됐다고 풀이했다.

KDI는 그러나 '내수 침체'는 아니고 '내수 둔화가 지속됐다'고 표현을 신중히 했다. 내수 소비 부문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지만, 총수출이 전분기(0.3%)보다 크게 확대된 3.2%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수출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하향 조정 수위를 0.1%포인트로 근소하게 조정했다는 것이다.

KDI는 2%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소폭 상회하겠으나, 이는 2023년의 낮은 성장률(1.4%)에 따른 기저효과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KDI는 내년도 경기 회복세는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내년도 소비도 위축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는 고금리 기조에 따른 상품소비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1.9%)과 유사한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증가세 둔화에 따라 취업자 수는 2023년(32만 명)보다 축소된 21만 명 증가하고, 실업률(2.7%에서 3.0%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 측은 출생률 감소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취업자 수의 감소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로 성장잠재력이 점차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제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 진입장벽 완화, 교육제도 개편 등 전반적인 구조개혁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물가는 내수 증가세 둔화로 2023년(3.6%)보다 낮은 2.6%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물가도 수요 둔화의 영향이 점차 반영되며 2023년(3.5%)보다 낮은 2.4%대를 예상했다. KDI는 물가안정목표(2%)를 상당 폭 웃돌고 있다며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건설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주택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든 상황에서 내년도 주택건설이 크게 부진할 것으로 봤다. KDI는 내년도 건설투자가 마이너스(-1%)로 돌아서며 상당 부분 위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도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일부 반등하더라도 마이너스 기조를 바꾸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급속한 고령화 기조를 이유로 재정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DI는 고령 인구가 급증하며 중장기적 재전건전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의무지출을 포함한 전반적인 재정지출 구조조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지방재정 조정 등을 일례로 말씀드렸지만, 코로나 시기와 비교해서 지원금 등은 줄어들어야 할 것이고, 모든 경제주체에 대해서도 스스로의 책임도 강조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이 발생하는 경우, 재무건전성에 대한 자기 책임성을 강화하고 부실이 누적되지 않도록 방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정책금융 규모를 점차 축소하고, 재무위험 관리에 실패한 금융기관 및 기업을 구제하는 정책을 지양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난 만큼, 부실자산의 단계적 정리를 유도해 금융기관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물가안정목표(2%)에 도달할 때까지는 현재의 긴축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소비자물가가 2%대를 목표치로 하고 있는데 내년도 2% 초반까지 물가가 떨어진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 기조 변화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대외 여건과 관련한 주요 전제로 KDI는 원유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배럴당 80달러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KDI는 지난 8월 전망에서 국제유가가 올해에는 80달러 내외, 내년에는 75달러 내외 수준으로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급작스러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변수가 됐다고 밝혔다. KDI는 "국제유가가 올해와 내년 모두 80달러 내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생산비용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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