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선언에 뉴욕증시 11년 강세장 끝
상태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에 뉴욕증시 11년 강세장 끝
  • 이정숙 기자
  • 승인 2020.03.12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우 한 달 만에 전고점 대비 20% 하락, 베어마켓 공식 진입

뉴욕 주식시장이 무너지면서 결국 베어마켓(약세장)에 공식 진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뉴욕 주식시장은 지난 11년 동안 무려 351%나 오르면서 이어온 불마켓(강세장)에 종지부를 찍었다. 통상 증시에서는 지수가 전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졌을 때, '베어마켓'에 진입했다고 정의한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가 11일 급락하면서 11년간 지속돼온 불마켓(강세장)이 종지부를 찍었다. 사진=CNBC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지수가 11일 급락하면서 11년간 지속돼온 불마켓(강세장)이 종지부를 찍었다. 사진=CNBC


1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5.9%(1464포인트) 급락한 2만3553.53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종가기준으로 다우지수는 지난달 기록한 고점에서 20% 넘게 떨어지는 베어마켓에 공식으로 들어섰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지난 11년 동안의 불마켓이 끝난 것이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4.9%(140.84포인트) 밀린 2741.39를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4.7%(392.20포인트) 내린 7952.05로 장을 마쳤다.

S&P와 나스닥 지수는 지난 5거래일 중 4거래일 동안 하락해 올들어 각각 15.15%, 11.37% 떨어졌다.공히 전고점 대비 19% 낮아 베어마켓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후 일별 다우지수 하락폭. 사진=CNBC
지난달 24일 이후 일별 다우지수 하락폭. 사진=CNBC

이날 증시는 코로나19에 대한 WHO의 뒤늦은 팬데믹 선언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유가폭락으로 7%대로 급락한 뉴욕 주식시장은 전날 5% 가까이 반등하며 바닥을 다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맥없이 무너졌다.

S&P의 11개 업종은 일제히 내렸다. 금리에 민감한 은행주는 미 국채수익률 하락으로 5.9%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나이키는 중국 매출 급감 우려에 4.9% 밀렸다.  펩시코는 록스타에너지베버리지를 38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후 3.3% 내렸다. 월마트는 켄터키의 한 직원이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4.5% 주저앉았다.

항공기생산업체 보잉은 18.2% 급락했다.

 은행주도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4%, JP모건체이스가 4.7%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무려 8.6% 떨어졌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6.5% 추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말까지 급여세를 완전 면제하는 것을 포함한 위기 대응책을 제안했지만 구체적 재정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불안이 되살아났고 WHO의 팬데믹 선언은 증시에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WHO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세계적으로 12만명을 넘기고서야 최고 경보단계를 발령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불마켓 종언 전망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주식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S&P500지수의 불마켓도 곧 끝날 것이라며 앞으로 3개월 동안 15%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붕괴를 이유로 적었다. 그러면서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면서 산업 전반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코스틴 전략가는 전망했다.

유가 역시 하루 만에 다시 떨어지면서 주가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7주 연속 늘었고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증산에 가세했다. 산유국들의 무한 증산경쟁이 가시화하면서 이날 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원유(WTI)의 지난 사흘 동안의 움직임을 보면 25% 폭락했다가 10% 반등하고 다시 4% 급락세로 돌아섰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의 코로나 매도세를 억누르기에 역부족이었다. 영국의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긴급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내렸다. 201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