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이 지방자치단체 반대에도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미사일 기지 건설 계획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대함 미사일 하푼 기지 6곳과 중국판 고고도미사일(THAAD,사드)인 톈궁(天弓)-3 기지 12곳을 신설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등 중국군의 접근거부를 위한 지대함 미사일 방어망과 다층방공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만의 영자신문 타이완뉴스 등은 대만 매체들은 10일 대만 국방부는 중서부 윈린현 정부와 의회가 미국산 하푼 지대함 미사일 기지의 관내 설치를 반대하고 있지만 이를 건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군은 윈린현 후웨이를 비롯해 타이난현 신중, 가오슝현 쭤잉 군항, 핑둥현 동쪽 해안과 푸첸, 타이둥현 타이핑 등 해안지역 6곳에 하푼 지대함 미사일 기지를 신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만 국방부는 약 102억 대만달러(약 4122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 하푼 지대함 미사일은 길이 3.8m,지름 34.3cm,탄두중량 224kg에 발사 총중량 690.8kg인 미사일이다. 속도는 마하 0.85로 빠르지는 않지만 사거리가 최대 250km여서 중국 본토 항구에 있는 중국군 함정을 타격할 수 있고 탄두중량이 무거워 일격에 중국 군함을 무력화할 수 있다.
타이완뉴스가 공개한 사진에 나온 트레일러 탑재 발사대는 발사관 4개를 장착하고 있다. 대만군이 미사일 기지당 몇 개의 발사대를 설치할 것인지는 알려진 게 없다. 대만이 지난 2020년 미의회가 판매승인한 하푼미사일 400발을 구입할 예정이라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4월 보도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발사대 총 100기를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하푼과 비슷한 크기인 사거리 120~150km에 속도 마하 2이상인 슝펑3 초음속 대함미사일을 다량 배치해 반접근지역거부(A2AD)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만군 관계자는 "하푼 미사일 기지는 사무실과 숙소, 차고지, 평시 훈련기설 등을 갖출 것이며 소음을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시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이동식 하푼 미사일이 대만 연안을 방어하기 위해 전술 진지에 신속히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만 국방부는 9일 "국가방위 시설 위치는 적의 위협과 전략적 고려에 토대를 두고 있다"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 반대와 상관없이 미사일 기지 건설 계획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장리산 윈린현장(도지사 격)은 지난 7일 윈린현 의회에 출석해 하푼 기지 건설 예정지 가운데 하나로 윈린현 후웨이 지역이 지정된 것과 관련, 후웨이 지역에 미사일 기지를 배치한다면 엄정한 항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윈린현 의회 의원들은 하푼 지대함 미사일 기지가 관내에 건설되면 유사시 윈린현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첫 번째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면서 미사일 기지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대만군은 6곳의 하푼 미사일 기지를 신설하는 것 이외에 12곳에 기지도 새로 건설해 대만산 톈궁(天弓)-3 고고도 대공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텐궁-3 미사일은 중국에서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대만이 자체 개발한 고고도 대공 미사일로, '대만판 사드'로 통한다. 대만은 300억 대만달러(약 1조 3350억원)를 들여 톈궁-3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실전 배치된 원형 톈궁-3 미사일은 최대 고도 45km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대만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거세지자 톈궁-3 미사일을 비롯해 톈궁-1, 톈궁-2 중거리 대공 미사일, 미국산 패트리엇 3(PAC-3) 대공 미사일, 단거리 대공포 등을 활용한 다층 대공 방어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독립 성향인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고강도의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