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트라피규라 니켈 동맹...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응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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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트라피규라 니켈 동맹...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응 그림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11.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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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원 니켈제련소에 1849억 원 공동투자
켐코 유상증자에 참여

국내 최대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이 글로벌 원자재 기업 '트라피규라'와 니켈 동맹을 맺었다.이차전지 양극재 소재인 황산니켈 제조서인 켐코에 추가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켐코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한다. 고려아연은 트라피규라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켐코 지분을 취득하도록 했다.고려아연은 트라피규라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해 이차전지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고려아연 자회사인 황산니켈(왼쪽)을 생산하는 켐코 온산공장 전경.고려아연은 켐코 인근에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건립해 니켈을 뽑아낸 뒤 켐코에 공급에 이차전지 양극재용 고순도니켈을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원자재 중개업체 '트라피규라'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사진=켐코
고려아연 자회사인 황산니켈(왼쪽)을 생산하는 켐코 온산공장 전경.고려아연은 켐코 인근에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건립해 니켈을 뽑아낸 뒤 켐코에 공급에 이차전지 양극재용 고순도니켈을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원자재 중개업체 '트라피규라'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사진=켐코

금속시장 전문 매체 킷코뉴스와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트라피규라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투자협약식을 갖고 '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을 위한 1849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 투자금은 켐코의 니켈제련소 공사비와 초기 운전자본으로 활용된다고 트라피규라 측은 설명했다.기공식은 지난 15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니켈 제련소는 고려아연의 울산 온산제련소 인근에 건립된다.

이번 협약에 따라 고려아연과 트라피규라는 켐코가 하는 유상증자에 공동 참여한다. 투자금액은 고려아연이 1479억 원, 트라피규라 370억 원이다. 이를 통해 켐코 최대주주인 고려아연의 지분율은 35%에서 64%로 대폭 높아지고 트라피규러의 지분율은 12.9%에 이른다.

이번 증자가 완료되면 고려아연은 지분법 적용회사인 켐조를 연결대상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에 따라 향후 켐코 실적 성장에 따라 고려아연의 연결재무제표도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사업 제휴의 후속 조치다. 당시 고려아연은 한화와 LG화학, 현대차그룹, 트라피규라에 자사주를 매각하는 등 동맹관계를 구축했다.

트라피규라는 연매출 40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상품 중개회사로 원유와 금속, 광물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려아연과 트라피규라가 협력하면 미국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규제에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곤잘로 데 올라자발 트라피규라 글로벌 금속광물부문 대표는 킷코뉴스에 "고려아연과 에너지 전환에서 금속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략상 중요한 이번 프로젝트에  협력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우리의 글로벌 사업범위를 통해 새로운 제련 능력 개발을 지원할 유리한 입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니켈 밸류체인.사진=고려아연/유안타증권
고려아연 니켈 밸류체인.사진=고려아연/유안타증권

고려아연은 또 트라피규라와 올일원 니켈 제련소에 원료를 안정 조달하기 위한 계약도 체결했다. 트라피규라는앞으로 연간 2만~4만t의 니켈을 공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트라피규라는 켐코가 생산하는 황산니켈의 20%를 확보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

고려아연과 트라피규라는 세계 최초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을 추진해왔다.이 제련소는 니켈을 제련해 만드는 중간 생산물인 니켈매트와 니켈 혼합물(MHP) 등 모든 종류의 니켈 함유 원료를 처리하는 한편,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전구체 등을 생산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도록 한다는 게 고려아연의 전략이다.

니켈은 이차전지의 양극재를 만드는 중간재인 전구체 원료로 쓰인다.전구체는 니켈(Ni)과 코발트(Co), 망간(Mn), 알루미늄(Al) 등을 섞어 만든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전기차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증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은 니켈 함량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 '하이니켈' 이차전지를 주력 생산품으로 하고 있다. 

고려아연 니켈 제련소 부지 위치. 사진=대신증권
고려아연 니켈 제련소 부지 위치. 사진=대신증권

이미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도 전남 광양에 연산 2만t  규모의 니켈제련소를 짓고 있어 고순도 니켈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두 회사의 니켈 제련소가 가동하면 국내 이차전지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전구체 수입 11억59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가운데 96.5%(11억1800만달러)가 중국산이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 주도로 신재생 에너지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다. 고려아연은 자회사 케이잼을 통해 이차전지용 동박 생산에 들어갔고 미국 이그니오를 비롯한 국내외 리사이클링 기업들을 인수하며 폐배터리 순환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데 니켈 제련 사업을 추가한 것이다.켐코는 온산제련소 인근에서 황산니켈을 생산 중이다. 또 켐코가 LG화학과 51대 49의 비율로 설립한 한국전구체는 2024년부터 NCM(니켈·코발트·망간) 전구체를 양산할 계획이다.니켈 정광을 제련해 고순도 니켈을 생산한 뒤 한국전구체로 보내 전구체를 만드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에 비해 1.03% 오른 48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시가총액은 10조 2138억 원으로 불어났다.

고려아연은 3분가 매출액 2조 3000억 원, 영업이익 16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견줘 매출액은 16.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7%를 기록했다. 

이베스트증권은 지난 13일 고려아연에 대해 4분기 금속가격 안정과 켐코 지분 확대를 이유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거 62만 원을 제시했다. 같은날 하나증권도 아연가격 추가하락은 제한적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3만 원을 내놓았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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