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극우 대통령 당선, 인플레 억제가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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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극우 대통령 당선, 인플레 억제가 최우선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1.23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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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에서 경제학자 출신 비주류 정치인 '자유의 전진' 소속 하비에르 밀레이(53)가 당선됐다. 공휴일인 20일 쉬고 21일 개장한 주식시장은 주가지수가 장중 20%나 폭등하고 비공식 환율은 달럳아 1050페소로 오르느 등 금융시장은 새 대통령을 환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밀레이 당선자는 정부부처 축소, 아르헨티나 페소화 폐지와 미국 달러 통화 채택, 인플레이션 종식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시장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밀레이 당선자는 여당인 좌파 페론정의당이 포퓰리즘 후과를 청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폭등한 물가 안정이 최우선구제다. 페론정의당은 팬데믹 해결책으로 공공요금 동결, 무이자 할부 정책, 현금 지급, 세율 대폭 인하 등을 실시했고 아르헨티나의 페소 가치는 급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기후변화 영향과 전 세계의 가뭄으로 농업국가인 아르헨티나의 곡물 생산량이 대폭 감소해 농산물수출과 경상수지가 타격을 입었다.

10월 소비자물가지 상승률은 무려 142.7%였다. 올해 1월  98.8%보다 더 뛰었다. 올해 연간으로는 1991년 이후 3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연말엔 물가 상승률이 170%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이해 기준금리를 10월에 118%에서 133%까지 올렸으나 뒷북 치기였다. 중앙은행은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잡아야 하는데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이 기업 투자와 소비의 위축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금리를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페소가치가 폭락했다. 환율은 정부가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공시 환율은 달러당 371.50 페소지만 비공식 환율(블루 달러)은 공식 환율의 약 3배인 1050페소 수준까지 올랐다.

밀레이는 중앙은행의 문을 닫고 아르헨티나 페소를 폐지하며 미국 달러를 통화로 채택해 인플레이션을 종식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또 대선전 기간 동안 정부 지출을 축소하고 정부 부처 약 10%를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증권거래소.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증권거래소.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밀레이는 20일 당선후 첫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2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개혁안을 제시했다. 밀레이 당선자는 "민간 부문 손에 있 있을 수 있는 것은 뭣이든 민간 부문 손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영 석유회사 YPF와 국영매체를 예로 들었다. 이 소식에 YPF 주가는  34% 폭등했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YPF 주가도 40% 상승했다.

그는 또 엄격한 환율통제 정책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달러화 플랫폼에 대한 질문에 "중앙은행의 문을 닫는 것이 우선 과제이며 그 다음 통화는 아르헨티나가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밀레이가 취임후 내놓을 처방전은 1989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거의 3000%에 이르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을당시 집권한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의 정책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메넴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역할과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통화위원회 제도를 도입해 1달러 대 1페소로 태환하는 환율 정책을 시행해 물가를 두 자릿수로 끌어내려 잡는데 성공했다.

금리 폭등과 금융시스템 와해 우려도 풀어야 할 숙제다.밀레이는 앞으로 정부조직 축소 개편 작업을 하면서 중앙은행과 통화의 이름을 바꾸고 달러와 1대1 환율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환율은 달러당 371페소 수준인데 이를 1대1로 바꾸 면 수입물가 하락에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 농산물 가격을 높여 수출이 줄고 무역수지 적자를 낼 가능성도 있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페소 폐지는 개헌을 거쳐야 하는데 입법부를 페론정의당이 장악하고 있어 쉽지 않다. 중국과 무역거래에서 위안-페소 스와프(통화교환) 계약을 맺고 있어서 달러화 정책은 중국이 반발할 수 있고, 미국도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해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밀레이가 공약대로 시장 자율성을 높이는 개혁을 한다면 리튬, 농작물, 셰일가스 등 자원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새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매입하면서 자원을 담보로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밀레이는 다음달 10일 취임한다. 취임식에서 밀레이가 풀 정책 보따리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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