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OPEC+ 감산, 유가 크게 끌어올리기에 역부족"하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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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OPEC+ 감산, 유가 크게 끌어올리기에 역부족"하나증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11.2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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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1월 물 80.44달러, WTI 1월물 75.83달러

감산에 대한 이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가 정례회의를 26일에서 30일로 연기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희생이 아니라면 사우디가 원하는 수준의 대규 모 감산은 불가능하며 어느 경우에도 경기 사이클 둔화 국면에서 유가를 크게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가하락은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하락해 영업이익이 타격을 입을 것임을 예고한다.

산유국 연합체 OPEC+가 감산이견으로 26일 회의를 30일로 연기하자 국제유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사진=CNews DB
산유국 연합체 OPEC+가 감산이견으로 26일 회의를 30일로 연기하자 국제유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사진=CNews DB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24일 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OPEC+가 30일 회의에서 유가 부양을 위해 대규모 감산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하나증권은 다소 다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는 하락일로였다.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은 전날에 비해 1.9% 내린 배럴당 75.8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른테유 내년 1월 인도 선물도 1.8% 하락한 배럴당 80.4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22일 장중 배럴당 77.10달러를 기록했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73.29달러로 폭락했으며 브렌트유도 같은날 장중 배럴당 78.41달러를 찍었다.

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수요 감소, OPEC+ 참가국들의 증산, 미국의 재고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항만 근로자가 러시아산 원유를 담은 드럼통을 항구에 쌓고 있다.사진=CNews DB
항만 근로자가 러시아산 원유를 담은 드럼통을 항구에 쌓고 있다.사진=CNews DB

OPEC+는 내년에도 감산을 지속하기로 했는데 이것이 하락세인 유가를 떠받칠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OPEC+는 2022년 10월부터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 35차 정례회의에서 2024년 말까지 회원국들의 생산 목표를 올해보다 140만 배 럴 가량 낮은 수준으로 제한했다.

전규연 연구원은 "추가 감산을 통해 유가를 지지할 수 있다면 원유 수출이 주 수입원인 OPEC 회원국들에게는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누가 감산을 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투자 부족 등으로 생산 능력이 감소한 회원국들은 생산량을 추가로 줄여 주요 수입원을 포기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가봉은 감산 합의와 달리 생산 목표의 118% 수준으로 원유 생산을 늘렸다. OPEC+의 3위 생산국인 UAE는 2024년 합의된 감산 계획 상 오히려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OPEC 내부 잡음은 올해 회의에서 주기로 발생했다. 4월 JMMC 장관급 회의에서 감산 합의에 이견이 생기자 일부 회원국들만 자발적 감산을 단행하기로 했으며, 6월 정례회의에서도 아프리카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에 반발하자 7월부터 사우디가 단독으로 하루 1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사우디가 단독으로 짊어지는 짐의 무게가 커지면서 사우디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4.5%로 감소했고, 석유 부문이 성장률 하락에 크게 기여했다고 전 연구원은 지적했다.

러시아도 사우디의 자발적 감 산에 공조해 수출 물량을 감축하고 있으나, 최근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 우랄유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배럴당 60달러 원유 가격상한제 영향) 10월 원유 수출 물량은 증가했다.

관건은 UAE와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양보 여부다. 내년 감산 계획 상 앙골라, 콩고,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산유국들은 생산 할당량이 줄어들어 자연 스럽게 추가 감산을 하기에 사우디의 감산 확대 요구에 긍정으로 응답하기 어렵다. 또  중동 전쟁 이후 UAE의 감산에 대한 입장 확인도 중요하다.

전 연구원은 "유일하게 내년에 증산이 예정된 국가인 만큼 자발적 감산량을 늘리며 사우디의 감산 기조에 힘을 실어줄지 여부를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라피 보야디지안 XM의 선도 투자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 합의안 타결을 내놓는 것은 시간 문제이지만 OPEC+내 감사이견이 있는 것 같다"면서 "사우디가 원유시장 균형을 위해 스스로 짋어진 부담을 언제까지 계속 지고갈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미국투자은행 씨티는 OPEC+가 감산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공급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UBS분석가들은 노딜(No deal)의 경우 내년초 130만 배럴이 복귀하고 사우디는 자발적 감산 물량 100만 배럴을 출고하고 나머지 회원구들도 내년 내내 기존 할당량에 합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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