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삼영의 변신 승부수 '커패시터 필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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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삼영의 변신 승부수 '커패시터 필름' 통할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11.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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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패시터 필름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소재로 전자기기와 전기차(인버터와 콘덴서), 신재생에너지 등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최근 전기차의 인버터 소재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에서 심한 공급 부족이 생기고 있다. 얇게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다. 일본 도레이첨단소재와 왕자제지가 전 세계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삼영은 세계 시장 점유율 10%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영그룹 계열사 삼영 로고.사진=삼영
삼영그룹 계열사 삼영 로고.사진=삼영

삼영은 해마다 수십억 원대 적자를 안긴 우유팩 사업을 접고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사업을 승부수로 띄웠다. 삼영은 신규 라인 가동으로 3.5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를 비롯한 3㎛대 필름과 2.3㎛ 등 2㎛대 초박막 필름을 생산해 국내외 시장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처럼 삼영의 변신이 통할지에 관련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영의 커패시터 필름 생산라인.사진=삼영
삼영의 커패시터 필름 생산라인.사진=삼영

2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1959년 4월 설립된 삼영은 전자·포장용 필름 제조 기업에서 전기차용 소재 양산을 통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매출액은 필름 68.22%, 중공업 27.24%, 베트남 4.54%로 필름 매출이 거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삼영이 생산하는 필름 두께는 2.3~13㎛까지 다종다양하다.

창업주인 관정 이종환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석준 대표이사가 22.64%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이 대표는 삼영그룹(삼영화학, 삼영중공업, 고려애자공업, 삼영산업) 회장 겸 삼영 대표를 맡고 있다.

삼영 주주 구성(2023년 3분기 현재).사진=DS투자증권
삼영 주주 구성(2023년 3분기 현재).사진=DS투자증권

삼영의  매출액은 최근 꾸준이 성장했다. 2020년 1176억 원에서 2021년 1332억 원, 2022년 147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86% 증가했다. 올해는 1521억 원, 내년 177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본다.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13억 원에서 25억 9000만 원으로 증가했다가 10억 원으로 줄었다. 무려 59.9%나 급감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시 69억 원으로 흑자 전환하고 내년에는 185억 원으로 올해보다 근 세 배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20년 11억 5000만 원에서 2021년 36억 원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에는 70.1% 줄어든 10억 9000만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DS투자증권은 올해 매출액은 1340억 원, 내년에는 1650억 원에 이르며, 영업이익은 각각 30억 원, 1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0.7%에서 올해 2.5%,내년 8.8%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

NH투자증권은 내년 실적을 좀 더 높게 본다. 매출액 1825억 원, 영업이익 190억 원으로 각각 올해보다 15.7%,326.3%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둘다 삼영의 내년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커패시터 필름 유통경로. 사진=DS투자증권
커패시터 필름 유통경로. 사진=DS투자증권

수익성 지표는 좋지 않았는데 개선될 것으로 본다.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11.92%인데 영업이익률은 0.70%에 그친다.순이익률은 0.74%였다.DS증권은 영업이익률이 내년에는 8.8%, 후내년인 2025년에는 13.1%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 2021년 7.5%에서 지난해 5.4%로 낮아졌다가 올해는 31.4%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내년에는 16.4%, 2025년에는 24%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재무상태는 썩좋지않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은 1358억 원, 부채는 837억 원, 부채비율은 160.73%다. 2021년 132.81%보다 높아졌다. 유동부채비율은 133.49%다.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인 단기차입금 미지급금, 선수금과 충당금 등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유동부채비율이 100%를 넘으면 부채상환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간주된다.

국내 증권가는 삼영의 외형이 전기차용 소재 양산에 따른 판매 믹스 개선으로 내년부터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지난 21일 삼영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800원을 제시하며 신규 커버를 개시했다. 20일 종가는 5440원으로 25%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영은 24일 전날에 비해 0.59% 오른 5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748억 원을 나타냈다.

권태우 연구원은 내년에 이익 수준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수익 부문은 줄어들고 커패시터 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저수익 부문인 무연신폴리프로필렌(CPP)필름은 지난해 4분기에, 폴리에틸렌(PE)랩은 올해 2분기에 가동을 중단했다. 월 2억 원 이상의 적자래를 내온 구미의 우유팩 사업부는 생산을 중단하고 12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삼영의 적자 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적자 48억 원을 냈다.  

권 연구원은 커패시터 부문은 내년 하반기에 본격 양산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전방 부문의 공급 부족, 판매량과 가격 인상, 고객사 러브콜 등 3개 요인을 유효 포인트로 꼽았다.

삼영의 매출액과 영업익, 영업이익률 등 주요 금융 지표. 사진=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삼영의 매출액과 영업익, 영업이익률 등 주요 금융 지표. 사진=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

NH투자증권도 거의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삼영에 대해 "전기차용 커패시터 필름 양산에 따른 판매 믹스 개선 효과, 커패시터 필름 신규라인 가동에 따른 생산 물량 증가,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손익 구조 개선에 힘입어 내년부터 본격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전기차용 커패시터 필름 단가는 기존 제품 대비 3~4배 수준"이라면서 "커패시터 필름 신규라인 가동으로 생산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규라인 가동으로 커패시터 필름 생산능력은 기존 월 530t에서 월 930t으로 확대된다. 관련 매출 올해 4분기를 비롯해 내년부터 연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그는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구미 공장 우유팩 사업부 매각 계약 체결, 매출채권과 시설 매각 통해 현금 약 150억 원을 확보할 예정”이라면서 " 4분기 매각차익 80억 원은 일회성 영업외 이익으로 반영할 것"으로 예상했다.그는 "우유팩 사업부는 매월 2억원 이상 영업적자 발생한 사업부로 내년부터 연간 영업이익 20억 원 이상의 증분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이외에 기존 저수익 사업부 인력 재배치로 손익 구조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영은 사업부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커패시터 필름 신규 라인 증설 과정에서 생긴 일부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성장동력 확보, 기존 라인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한 개조, 추가 신규 라인 증설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삼영이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변신할 지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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