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곡물 무역, 농가 출하 보류·대두 부족에 완전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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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곡물 무역, 농가 출하 보류·대두 부족에 완전 '마비'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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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세계 3위의 대두 수출국...밀레이 당선자 환율 자유화 공약

페소화 철폐, 정부 부처 축소 등을 공약으로 내건 하비에르 밀레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환율 조정을 예상한 대두 농가가 출하를 보류하면서 극심한 가뭄으로 공급이 줄어든 아르헨티나의 대두 무역이 완전히 마비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르헨티나는 가공 대두(콩)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옥수수 3위 수출국이다.이에 따라 디음주 국제 곡물시장이 문을 열면 대두 가격이 오름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밀레이 당선자는 다음달 10일 취임한다.  

아르헨티나 항구에서 수출용 곡물이 화물선에 쏟아지고 있다. 오른쪽은  아르헨티나 곡물 수출업체 단체인 CIARA-CEC 로고.사진=CIARA-CEC
아르헨티나 항구에서 수출용 곡물이 화물선에 쏟아지고 있다. 오른쪽은  아르헨티나 곡물 수출업체 단체인 CIARA-CEC 로고.사진=CIARA-CEC

아르헨티나의 공식 환율은 달러당 370페소대이지만 시장 환율은 달러당 1000페소가 넘는다. 밀레이 당선자는 중앙은행을 폭파하고 페소를 없애 달러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환율은 1달러당 1페소로 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아르헨티나의 고물가를 잡을 수는 있겠지만 아르헨티나의 대두 가격이 올라 국제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 시장조사회사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카길과 번지 등 곡물 수출업체를 대변하는 단체인 CIARA-CEC의 구스타보 이디고라스(Gustavo Idigoras) 회장이 22일 이같이 혔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각) 전했다.

구스타보 이디고라스 대표는 "오늘날 곡물 무역은 60년 만에 최악의 곡물 부족과 밀레이의 승리 이후 곧 공식 환율이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로 마비됐다"고 말했다.

세 자릿수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에 맞서 싸우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엄격한 자본 통제를 시행함에 따라 공식 환율은 달러당 350페소 이상지만 실제 환율은 최고 1000페소에 이른다. 수출업체들은 외 판매액을 공식 환율로 국내로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손해를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대두 농가를 위해 환율 우대 정책을 시행하여 더 나은 환율을 제공하고 있지만, 많은 농가는 밀레이 당선자가 취임하면 내놓을 정책을 관망하고 있다. 

이디고라스 회장은 파라나 강을 따라 있는 대두유와 대두박 가공 공장에는 콩이 부족해 가동률이 낮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가뭄으로 2022/23 시즌 동안 대두 수확량이 약 2000만t 수준으로 줄어들어 가공시설을 돌리기 위해 이웃 국가인 파라과이, 볼리비아,브라질에서 다량의 콩을 수입해야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 통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8월 말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820만t의 콩을 수입했는데 이는 가뭄의 타격을 받는 지난 2018년 연간 수입량 640만t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이디고라스 회장은 지난달 올해 수입량은 10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콩 부족으로 콩 가공량도 급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농업부에 따르면, 1~8월 콩 가공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1960만t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최저치다.  

그는 "현재 가공 공장의 평균 유휴 시설은 73%이고 곡물 항구의 유휴 시실도 75%에 이른다"면서 "우리는 역사상 최악의 해와 최악의 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아르헨티나의 대두박과 대두유 수출 허브인 로사리오도 파라나 강변에 있다. 

 이디고라스 회장은 또 가공 공장들은 계속 가동할 수 없어 유지 관리를 위해 운영을 앞당겨 중단하고 있다"면서 "이미 많은 생산 라인이 조업을 중단했으며 앞으로 몇 달 안에 돌아가는 생산 라인이 거의 남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갈리시아 은행 점포 앞으로 시민들이 걷고 있다. 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갈리시아 은행 점포 앞으로 시민들이 걷고 있다. 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이디고라스 회장은  밀레이 정부에 세금과 외화 접근과 같은 무역 제한조치를 신속히 철폐하고, 수출 상한과 수입허가 폐지를 촉구했다. 그는 "밀레이 정부는 역사상 수출이 가장 큰 중점 즉 공격적인 수출 정책을 갖고 있는 정부여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모든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선 중 밀레이의 경제팀을 이끈 루이스 카푸토(Luis Caputo)는 24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밀레이정부의 경제계획을 설명하면서 통화 통제는 즉시 철폐하지 않을 것이며 달러 도입은 중기 목표라며 시장 안정에 나섰다.  카푸토는 또 중앙은행이 발행할 채권은 시중에서 페소를 흡수하겠지만 강제가 아니라 자율 교환방식으로 유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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