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엔저'의 힘...도요타자동차 영업이익 첫 4.5조 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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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엔저'의 힘...도요타자동차 영업이익 첫 4.5조 엔 예상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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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증시 33년만에 최고...대기업 260곳 주가 사상 최고치

일본 엔화가치가 달러당 149엔대까지 내려가면서 해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쇄도하면서 달러 뭉칫돈을 풀고 있다.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기업들의 달러표시 상품 가격을 낮춰 수출도 늘리고 있다. 세계 1위의 자동차 판매회사 도요타자동차도 엔저 현상의 수혜를 보고 있다.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다른 수출 기업들도 마찬 가지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통화 완화정책을 고수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정책을 이어간다면 엔화약세 또한 지속되면서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제조업체들은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손에 쥘 전망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고급 SUV 배터리 전기차 UX300e. 사진=도요타자동차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고급 SUV 배터리 전기차 UX300e. 사진=도요타자동차

26일 일본의 대표 경제신문 니혼게아지이에 따르면, 엔저에 힘입어 일본 시가총액 1위, 신차판매량 세계 1위 기업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1일 2024년 3월기(2023년4월~2024년 3월)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43조 엔, 영업이익은 65% 늘어난 4조 5000억 엔으로 예상했다.순이익은 61% 늘어난 3조 9500억 엔으로 전망했다.

만약 이 예상치를 달성한다면 도요타는 일본 기업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3조 엔, 4조 엔 선을 한 번에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운다.

도요타의 실적은 순항하고 있다. 이미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일본 기업 최초로 영업이익 2조 5592억 엔,순이익 2조 5894억 엔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배 늘어난 것이자 역대 최대다.

렉서스의 세계 판매량이 9% 증가한 517만 대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데다 엔저 현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성장세가 도요타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연비가 좋아 렌터카 업계가 선호하는 차종이다.  최근 일본을 두 차례 방문한 직장인 L씨는 "하이브리드카인 '야리스'를 렌트해 일주일간 사용했는데 연비가 좋아 만족했다"고 말했다. 

또 도요타는 올해 9월 기준으로 일본 국내에서 1억8052만 대, 해외에서 1억1960만 대를 각각 생산했다. 도요타는 2012년 누적 생산량 2억대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생산량 1억 대를 늘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와 자동차 업계에서는 도요타자동차가 올해 엔저 효과와 판매 호조에 힘입어 일본 기업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4조 엔(34조 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딜러화와 견준 일본 엔화의 약세가 도요타자동차의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일본 엔화 지폐. 사진=CNews DB
딜러화와 견준 일본 엔화의 약세가 도요타자동차의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일본 엔화 지폐. 사진=CNews DB

도요타의 상반기 상정 엔달러 환율은 141엔으로 종전(125엔) 대비 16엔이나 올랐다. 환율 조정에 따른 증액 효과는 1조 1800억 엔에 이른다. 닛케이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엔 하락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450억 엔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한다. 엔화 가치가 싸지면(엔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 표시 일본 수출 상품의 가격이 낮아져 더 많이 팔리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49.42~43엔, 뉴욕외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40~50엔을 나타냈다.엔달러 환율에 대해 닛케이는 "미일간 금리차 확대를 의식한 엔화 매도, 달러 매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도요타자동차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전날에 비해 2.73%(74.5엔) 오른 2803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도요타의 주가는 올들어 50% 이상 올랐다.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33년 만의 최고치인 3만3625.53엔으로 마감했다. 직전 최고치는 1990년 3월 3만3993이었다. 지난 20일 장중에는 3만3850엔 선까지 올랐다. 닛케이가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사 393곳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제조업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7조 엔으로 집계됐다. 또 우량 대기업 상장사 260곳의 주가는 올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먼저 엔저 효과에 힘입어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수출 중심의 대기업들이 호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또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으로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일본행이 늘면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한몫을 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올해 초 상장사들이 보유 현금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써서 기업 가치를 높이도록 유도한 것도 주식시장엔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도요타도 최근 1000억 엔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닛케이는 "도요타자동차나 히타치제작소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의 '변신'이 해외 투자자들의 자본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주가 상승이 지속하는 데는 혁신에 대한 기대가 열쇠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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