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주력산업인 반도체 생산이 부진하면서 3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산업활동 동향 3대 지표가 모두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한국경제의 주축에서 모두 활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는 "추세 조정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9월에 비해 1.6% 줄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7월(-0.8%) 이후 8월(1.9%), 9월(1.0%)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지난달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달에 비해 1.6% 감소한 것은 2020년 4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어든 수치다.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9월 높은 증가율에 따른 기저효과, 임시공휴일(10월 2일)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제조업 전자부품 생산이 10.4% 늘었지만 반도체(-11.4%)와 기계장비(-8.3%) 생산이 줄면서 제조업 생산이 3.5% 준게 전체 생산 위축을 주도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에 비해 0.4% 증가했고, 평균가동률은 70.3%로 전달에 비해 2.7%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정보통신(1.3%) 등이 늘었으나 도소매(-3.3%)와 금융보험(-1.2%) 등이 줄면서 전달에 비해 0.9% 줄었고 공공행정 생산도 1.4%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도 의복 등 준내구재(4.3%)와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 내구재(1%)의 판매가 늘었으나 음식료품과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3.1% 줄면서 전월 대비 0.8%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4.1%)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1.2%)에서 투자가 줄어 전달에 비해 3.3%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토목(-1.0%)에서 공사 실적이 줄었으나, 건축(1.3%)에서 공사 실적이 늘어 전달에 비해 0.7%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1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10월 산업활동동향' 평가 자료를 내고 "반도체의 분기초 영향과 10월 조업일 축소, 추석효과 소멸 등이 결부돼 월별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면서 "주요 구성지표가 대체로 하락했으나 8~9월 연속 큰 폭 상승에 따른 것으로 추세적 조정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수출 중심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상·하방 리스크 요인이 상존한다"면서도 "수출·고용 개선, 반도체 업황 호전 등 감안 시 전반적인 경기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이에 12월 동행축제 개최,소상공인 금리 부담 경감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내수 활력을 보강해 경기 회복을 더 공고히 할 것"이라면서 "분야별 철저한 물가관리, 용량 축소 등을 통한 편접인상(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강화 등 모든 정책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