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 종잇값 12월 8% 인상 이유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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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계 종잇값 12월 8% 인상 이유 뜯어보니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12.01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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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표백화학펄프 공급업체' 무림P&P', 원재료 부담 가중

국내 제지업계가 12월부터 종잇값을 최대 8% 올린다. 2021년부터 3년째 인상이다. 제지원료인 수입 펄프값이 반등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국제유가가 상승해 원가부담이 커진 게 이유다. 할인율을 줄이는 방식이다. 국내 제지업계 1위와 2위인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는 2021년과 2022년에도 할인율 축소 방식으로 국내 인쇄용지 가격을 15% 올렸다.

한솔제지 공장 전경. 사진=한솔제지
한솔제지 공장 전경. 사진=한솔제지

1일 제지 인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제지회사인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한국페이퍼는 이달부터 인쇄용지 가격에 적용한 할인율을 8%포인트씩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는 12월부터 기준가(고시가) 대비 인쇄용지 할인율을 8% 축소하기로 했다고 출판사들에 통보했다.

무림페이퍼도 1일부터 할인율을 5~8% 축소한다.

제지가격은 통상 기준가에서 구매수량 등을 감안한 할인율을 적용해 결정하고 있다.  기준가가 오르지 않아도 할인율이 축소되면 가격 인상 효과가 나온다. 올해는 전시회 도록에 쓰이는 아르떼, 아티젠, 벽지 등의 가격도 조정된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달러 강세와 고금리에 따른 원·부재료 비용 증가, 에너지 비용 상승 등이 이어지면서 제조원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고 할인율 조정 이유를 밝혔다. 무림 관계자는 "종이 수요 감소와 함께 원자재 가격·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등으로 부담이 가중하면서 불가피하게 제품 할인율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지업체들은 인쇄용지 가격의 60%를 차지하는 펄프값이 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펄프 회사인 무림P&P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펄프의 원료인 국산 목재칩의 경우 2021년 1t당 186달러에서 2022년 219달러로 끕등했고 올들어 3분기에는 t당 244달러로 더 뛰었다.수입칩은 같은 기간 198달러에서 303달러로 폭등했고 올해는 3분기에 290달러를 기록했다.침엽수 펄프도 2021년 853달러에서 2022년 1087달러, 올해 3분기 1012달러를 기록했다.

무림P&P의 주요 원재료 등의 가격 변동 추이. 사진=무림P&P 분기보고서
무림P&P의 주요 원재료 등의 가격 변동 추이. 사진=무림P&P 분기보고서

국내 유일의 종합펄프제지업체인 무림P&P는 국내 제지업체에 표백화학펄프를 공급한다. 2022년 기준 약 42만t의 표백화학펄프를 생산해 약 50%를 제지사들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자체 제지 생산에 필요한 슬러리 펄프로 사용했다. 펄프 재룟값이 오른 만큼 제지사들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펄프의 주원재료인 목재칩은 (주)풍림 등 10여개 업체로보터 40%를 구입하고, 나머지는 태국, 베트남 등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무림은 제지 생산에 필요한 활엽수펄프를 자체 조달하고 있으며, 침엽수펄프는 일부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무림P&P의 목재칩과 펄프 등 주요 원재료 조달 현황. 사진=무림P&P분기 보고서
무림P&P의 목재칩과 펄프 등 주요 원재료 조달 현황. 사진=무림P&P분기 보고서

두바이유 가격도 10월 배럴당 평균 89.75달러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무림P&P는 "원재료 가격과 공급은 대체로 안정된 편이나,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나 수급차질 요인 등에 의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적자 폭이 매년 확대되고 있다"면서 "2021년 4분기와 비교하면 종잇값은 사실상 10% 오른 정도"라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523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5% 줄었다. 영업이익은 144억 원으로 6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38억 원으로 83% 급감했다. 무림페이퍼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983억 원으로 16% 줄었고 영업이익은 27억 원으로 94% 급감했으며 당기순이익은 75억 원 적자 전환했다. 

제지업계의 가격 인상으로 일감이 없어 긴 불황의 터널에 빠져있는 인쇄업계와 출판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제지업계는 펄프와 고지(폐지)를 원료로 신문용지(대한제지, 전주페이퍼,나투라페이퍼), 인쇄용지(무림에스피, 무림페이퍼,무림P&P,한국제지,한솔제지, 홍원제지),포장용지(국일제지,남강제지,송학제지, 금영제지 등), 위생용지(깨끗한나라, 유한킴벌리, 삼정펄프, 신창제지공업,모나리자, 미래페이퍼, 쌍용C&B), 백판지(한국제지, 한솔제지, 한창제지, 깨끗한나라), 골판지원지(고려제지, 아세아제지, 전주페이퍼, 태림페이퍼,영풍제지 등)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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