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흑연수출 통제 1일 시행...한국 3~5개월 재고 확보
상태바
중국 흑연수출 통제 1일 시행...한국 3~5개월 재고 확보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2.01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이 1일부터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 핵심 원료인 흑연 수출 통제를 개시했다.  중국에 거의 대부분의 흑연을 의존하고 있으면서 이차전지를 생산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와 업계는 정부는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발표 이후 흑연 수급 대응 전담반을 꾸려 대책을 준비하고 현재 업체별로 3∼5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수출 통제 항구화에 대응해 아프리카와 캐나다 등지로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음극재용 인조 흑연과 천연 흑연을 지난해 기준 2억4100만달러(약 3000억 원)어치 수입했는데 93.7%가 중국산이었다. 

중국이 1일부터 고순도 흑연 등 흑연 일부 제품 수출 통제에 나섰다. 사진은 음극재 원료인 인조흑연의 소재인 침상코크스. 사진=CNews DB
중국이 1일부터 고순도 흑연 등 흑연 일부 제품 수출 통제에 나섰다. 사진은 음극재 원료인 인조흑연의 소재인 침상코크스. 사진=CNews DB

정부는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발표 이후 흑연 수급 대응 전담반을 꾸려 대책을 준비하고 현재 업체별로 3∼5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승렬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점검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포스코퓨처엠, 배터리협회, 소부장 공급망센터(KOTRA 등), 광해광업공단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지난10월20일 중국 상무부의 수출통제 발표 이후 장영진 산업부 1차관 주재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 방문규 산업부 장관 주재 이차전지 공급망 강화방안 간담회 등을 열고 같은달 23일부터 산업부-유관기관 합동 '흑연 수급대응 전담반(TF)'를 가동하는 등 업계의 흑연 공급망 확보를 밀착 지원해 왔다.

또한 지난달 14일 한중 상무장관 회담 등 한중 통상당국 간 협의도 계속 했다. 21일에는 중국 상무부와 공동으로 한국기업 대상 정책설명회를 개최해 중국 수출입관제국 담당관이 우리 기업에게 중국 수출통제 제도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흑연 공급망 자립화와 다변화 등을 위한 업계 프로젝트도 밀착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인조흑연 생산공장 증설을 위한 인허가 신속처리 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탄자니아를 방문해 흑연광산 프로젝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업계도 수출통제 시행 전 흑연 추가 물량을 확보했다. 그간 추가 도입 계약 등을 통해 업체별로 3~5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했으며 공급망 다변화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최근 갈륨·게르마늄 사례로 볼 때, 다소의 기간(법정시일 45일)은 걸리더라도 흑연 수급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부는 만일의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흑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의 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오늘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흑연 수출통제 등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대외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군사 용도 전용을 막겠다며 10월20일 수출 통제 대상에 이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순도 99.9% 초과), 고강도(인장강도 30Mpa 초과), 고밀도(밀도 ㎤당 1.73g 초과) 인조흑연 재료와 제품, 구상흑연과 팽창흑연 등 천연 인상흑연과 제품을 추가하는 '흑연 수출 통제 정책 조정 내용'을 발표했다. 인조 흑연은 이 조치 발표 전부터 수출 통제 대상이었다.

중국 앞서 지난 8월 첨단 반도체와 무기 시스템, 태양광 패널에 쓰이는 갈륨, 게르마늄 수출통제를 시작했다.

중국 주무 부처인 상무부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 수줴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특정 흑연 품목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면서 "중국 정부는 최근 수출통제법 규정을 근거로 관련 기업과 업계의 의견 청취를 거쳐 흑연 품목 임시 통제 조치를 전면 평가했고, 개선·조정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 대변인은 "발전과 안보를 통합한 통제 이념을 구현한 것이지 어떤 특정 국가와 지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수출이 관련 규정에 맞는다면 허가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수 대변인은 "중국은 국제적인 비확산 의무와 국가 안보·이익상 필요에 따라 2006년부터 흑연류 관련 품목에 대해 임시 수출 통제를 해왔고, 그 안에는 배터리 음극재 관련 흑연 제품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전 리스트에) 추가된 품목도, 제외된 품목도 있다"면서 "일부 저(低)민감성 흑연 품목에 대한 임시 통제는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