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파나마 구리광산 폐쇄, 구리 가격 랠리 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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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파나마 구리광산 폐쇄, 구리 가격 랠리 도화선?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2.04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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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대법원 위헌결정에 FQM 국제소송으로 맞서

파나마 시민 시위로 파나마 최대 구리 광산이 폐광 위기에 몰리면서 약세를 보인 구릿값이 상승 전환했다. 세계 구리 시장은 주요국의 신규 광산 가동과 생산능력 확대로 생산이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파나마 구리광산 파동이 글로벌 구리 시장에 회오리바람을 불게 할 것인지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난 구리전선. 사진=세계구리협회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난 구리전선. 사진=세계구리협회

파나마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캐나다 퍼스트퀀텀미네럴스(FQM)와 한국 광물자원공사(현 광해광업공단)가 투자한 코브레파나마 광산과 관련한 인허가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여론에 밀린 파나마 정부는 파나마 최대 일자리 창출 구리 광산 단지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코브레파나마는 매장량이 30억t에 이르는 파나마 최대이자 세계 10위권 구리 광산이다.

파나마  대법원 판결로 세계 구리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세계 구릿값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약세를 보여왔는데 지난달부터 상승 전환했다. 1일(현지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현금결제 즉시인도 전기동은 t당 8456달러로전거래일에 비해 1.49% 상승했다. 

지난 10월5일 연중 최저 수준인 t당 7812.5달러까지  떨어진 구릿값은 파나마에서 정부의 구리 광산 채굴권 인허가 연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된 지난달 10일 이후에만 약 8%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구릿값이 올해 11월 t당 8278.2달러, 4분기 전체로는 8300달러에 이르고 내년 1분기와 2분기 평균 8500달러, 3분기 8793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구리 선물의 금융투자자 순포지션은 10월 중순 -1만 5000계약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4일 3000계약으로 증가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지베도(Fed)의 추가 금리인상 기대가 약화되고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구리를 비롯한 상품은 미국달러로 금액이 표시되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데 미국달러의 가치와는 반대 방향으로 임직인다. 즉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상품 가격은 올라간다.

올해 구리 생산은 전년보다 4.8% 증가한 2260만t으로 예상되면서 그동안 구릿값을 짓눌러왔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칠레 생산이 상반기 기상여건 악화에도 3.2% 증가하고, 콩고·페루 등의 생산도 호조세를 나타낸 게 주효했다.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테크놀러지는 "세계 구리 생산은 칠레, 페루, 미국 등의 신규 광산 가동과 생산능력 확대에 힘입어 연평균 2.5% 증가하며 202년에는 272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브레파나마의 생산중단은 이 같은 전망을 빗나가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마에서 광산 탐사 유예를 축하하는 시위 중 한 시민이 파나마 국기를 흔들고 있다.파나마 시대는 처음에는 퍼스트퀀텀 광업계약 부여에 대한 반대시위를 벌이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CBC캐나다/블룸버그
파나마에서 광산 탐사 유예를 축하하는 시위 중 한 시민이 파나마 국기를 흔들고 있다.파나마 시대는 처음에는 퍼스트퀀텀 광업계약 부여에 대한 반대시위를 벌이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CBC캐나다/블룸버그

코브레 파나마 광산은 시위대가 지난달 광산 인프라 운영에 필요한 물자를 차단한 탓에 이미 생산을 중단했다. 연간 생산량이 37만5000t에 이르러 세계 구리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 코브레 파나마의 폐쇄가 장기화되거나, 광산이 영구 폐쇄되면 내년에 예상된 초과 공급분이 사라지면서 구리 대란이 우려된다.

코브레 광산과 주변 인프라 건설에 지난 10년간 약 100억 달러(12조9500억 원)를 투자한 FQM은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국제 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1일 밝혔다. 올해초 파나마 정부와 체결한 양허한과 캐나다-파나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권리보호를 주장하겠다는 속내다.

2017년에도 코브레 파나마 광산 계약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났지만 FQM과 파나마 정부가 몰밑협상을 하면서 광산 조업은 계속됐다. 

노천광산인 코브레 파나마 광산의 조업 현장. 사진=FQM
노천광산인 코브레 파나마 광산의 조업 현장. 사진=FQM

그럼에도 FQM이 당분간 조업을 재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내년 파나마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이 위헌 결정을 내리자 코르티소 대통령은 그의 SNS에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힌데다 코르티소 정부가 지난달 2일 신규 광업권과 연장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주요 구리 공급이 막힌 가운데 전기차·풍력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구리 수요가 늘 수밖에 없고 중국이 건설업 경기부양에 시동을 걸어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에서 최근 구릿값은 오름세다. 

국제금융센터의 오정석 전문위원은 "구리와 아연 가격은 추가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의 부동산과 제조업 지표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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