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잭팟 에코프로비엠, 삼성SDI에 양극재 44조 원어치 장기 공급
상태바
수주잭팟 에코프로비엠, 삼성SDI에 양극재 44조 원어치 장기 공급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3.12.05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하이니켈 양극 소재 공급...주가는 글쎄요

국내 대표 전기차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배터리 완성업체 삼성SDI에 5년간 약 44조 원어치의 양극재를 공급한다. 이에 따라 최근 주가가 하락한 에코프로비엠과 모기업 에코프로의 주가가 상승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2016년 5월 에코프로에서 물적분할한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계 양극소재 제품을 양산하는 기업으로 세계 고용량 양극소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최대주주는 모기업인 에코프로로 지분율은 45.58%이며 이동채 전 회장의 가족회사인 데이지파트너스가 4.56%를 가진 2대 주주다.

국내 1위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사옥 전경. 사진=에코프로비엠
국내 1위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사옥 전경. 사진=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대규모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5일 밝혔다. 양극재는 삼성SDI가 내년에 생산하는 차세대 배터리용 양극재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1일 충북 청주시 에코프로비엠 본사에서 최고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2024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총 5년이며 공급 금액은 최근 공급가 평균으로 계산해 약 43조 8700억 원이다.  공급규모는 70만~80만t으로 추정된다.

이는 에코프로비엠(60%)과 삼성SDI(40%)가 합작해 2020년 에코프로이엠(EM)을 설립한 이후 맺은 첫 장기 공급 계약이다.

발표 하루전인 4일 에코프로비엠은 15.36%(4만3000원) 오른 32만3000원에, 모기업인 에코프로는 6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T삼성SDI는 전날보다 7500원 빠진 43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지난달 1일(종가 기준 18만8600원)에 비해 71.26%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의 이번 장기 공급 계약은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생산물량은 물론 수익성 확보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재환(오른쪽) 에코프로비엠 대표와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이 지난 1일 충북 청주시 에코프로비엠 본사에서 중장기 공급 계약 체결식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
주재환(오른쪽) 에코프로비엠 대표와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이 지난 1일 충북 청주시 에코프로비엠 본사에서 중장기 공급 계약 체결식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은 2024년 물량은 포항캠퍼스에서, 2025년부터는 헝가리 공장의 완공에 맞춰 현지에서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헝가리 데브레첸에 건설 중인 에코프로글로벌 헝가리 사업장은  총 13만 평 규모로 지난 4월 착공했으며 2025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총 사업비 1조3000억 원이 투입되며 약 10만8000t을 생산한다.

헝가리 사업장에는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리튬 수산화 공정을 처리할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질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에코프로에이피 등 에코프로 가족사도 참여해 제조 원가를 줄이고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에코프로는 2011년부터 삼성SDI에 하이니켈 양극소재를 본격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2021년에는 양사 합작으로 하이니켈게 양극소재를 대량 생산한느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에코프로가 삼성SDI에 공급한 누적 물량은 2023년 현재 20만 t에 육박한다. 삼성SDI는 배터리 소재를 안정되게 공급받고 에코프로는 고정 거래처를 확보해 사업 예측력을 키워 두 회사는 '윈윈'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은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에코프로의 양극소재를 안정되게 공급받음으로써 삼성SDI 셀 경쟁력도 제고되고 있다"면서 "이번 장기공급 계약이 삼성SDI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에코프로비엠의 내년 실적은 상당히 개선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내년 매출액을 올해보다 21% 증가한 8조 9000억 원,영업이익은 49% 급증한 4623억 원, 영업이익률은 5.2%로 전망한다.

그러나증권가는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고 보고 대규모 공급계약 소식에도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유진투자증권은 전날 투자의견 매도, 목표주가 20만 원을, 하이투자증권은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27만원을 각각 유지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마켓퍼폼)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3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낮췄다. 앞서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30일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34만 원에서 25만2000원으로 떨어뜨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건과 관련해 "이번 건으로 실적 추정치 상향은 없다"면서 "글로벌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국내 양극재 업체들만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상황으로, 일시 수급 요인을 제외하면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생산 확장 계획과 그룹사를 통한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등은 긍정적이나, 밸류에이션 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