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퀘벡 주 최초 확진ㆍ완치자의 경험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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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퀘벡 주 최초 확진ㆍ완치자의 경험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갔어요"
  • 에스델 리 기자
  • 승인 2020.03.1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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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기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한 때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갔어요"

캐나다 퀘벡주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최초 확진자이자 완치자인 베르나르 메르나르 부부가 증언하고 있다. 사진=주르날드몽레알
캐나다 퀘벡주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최초 확진자이자 완치자인 베르나르 메르나르 부부가 증언하고 있다. 사진=주르날드몽레알

캐나다 퀘벡 주 정부가 코로나 19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지난 13일 오전(현지시각), 주 전역의 모든 학교를 향후 2주 동안 전면 휴교하고, 250명 이상이 모이는 실내행사를 전면 중지하기로 전격 결정하자 일부 도시에서 시민들의 생필품 사재기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퀘벡 주 최대의 일간지인 주르날 드 몽레알(Le Journal de Montréal)은 퀘벡 주 최초의 코로나 19 확진자이자 이제는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벗어난 70대 부부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시민들에게 침착과 냉정을 유지할 것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실험쥐 신세가 되더라도 버티고 견뎌내겠다는 각자의 각오와 모든 사람에게 불편과 피해를 끼치는 생필품 사재기를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르날드몽레알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 인근 갸띠노(Gatineau) 시에 거주하는 디안느(Diane)와 베르나르 메나르(Bernard Ménard) 부부는 73세와 75세 노인으로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연령층에 속한다.  더구나 디안느는 당뇨병이 있고 베르나르는 암 투병에서 회복 중이며 두 사람 다 고혈압이 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저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갔다'고 얘기했다.

지난 수요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19 확산을 세계적 대유행병(팬데믹)으로 선언한 만큼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공포에 질려 절망할 이유도 없다. 

약간의 이상 증세라도 느껴지면 검사를 받고, 불필요한 외출을 피하는 등 자가격리를 실천하면 충분히 확산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게 세계보건기구의 설명이다. 

사실 디안느와 베르나르 메나르 부부도 큰 문제 없이 완치되기는 했다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일주일 동안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베르나르는 몸이 상당히 야위었다.  다행히 완치되기는 했지만,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했다는 게 부부의 솔직한 얘기다. 

메나르 부부와 함께 지난 달 일본 항구에서 발이 묶인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탔던 승객 700여 명 중에 일곱 명이 숨졌다. 

지병에 따르는 고통 외에 가벼운 감기 증세를 느꼈다는 이들 부부는 퀘벡 주로 돌아와 두 딸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격리를 버터냈다고 회고했다. 

메나르 부부는 캐나다 연방정부에 대해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아직 치료법조차 모르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걸린 캐나다 국민이 지구 반대편에서 격리돼 공포에 떠는데도 캐나다 정부가 자신들을 ‘실험쥐처럼 내버려두고’ 서둘러 귀국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메나르 부부는 도합 28일 동안 힘겨운 격리 생활을 견뎌야만 했다.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디안과 베르나르 부부는 퀘벡 주민들에게 손을 자주 씻고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등 보건당국의 권고사항을 잘 지키자는 당부를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치료법조차 나오지 않은 이 바이러스 앞에서 각국 정부와 보건당국이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보인다.

당분간 실험쥐 신세가 되더라도 버티고 견뎌내겠다는 각자의 각오 및 모든 사람에게 불편과 피해를 끼치는 생필품 사재기를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휘가 필요해 보인다. 

몬트리올(캐나다)=에스델 리 기자 esdelkh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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