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디플레이션) 공포 고조...소비자물가 2개월 연속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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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D'(디플레이션) 공포 고조...소비자물가 2개월 연속 마이너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2.10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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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D'(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두 달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보인 탓이다. 디플레이션은 경기침체 속에 경제 전반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술의 발달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떨어졌다기보다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의 급격한 감소가 초래한 만큼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소비자나 기업이 소비와 투자지출을 더 줄이고 있기 때문에 생산된 상품은 팔리지 않고 재고가 급증하자 생산자가 가격을 낮춘 결과로 풀이된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경기가 아래로 아래로 추락하는 하향 소용돌이다.

중국 정부는 거시 경제 조절과 내수확대, 구조개혁에 나선다고 하나 결과는 미지수다 .

중국 허베이성 화베이지구의 신흥공업지대인 스자좡(Shijiazhuang) 수퍼마켓에서 손님들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가 두달 연속으로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 허베이성 화베이지구의 신흥공업지대인 스자좡(Shijiazhuang) 수퍼마켓에서 손님들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가 두달 연속으로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 국가통계국의 9일 발표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0.2%)와 전달 상승률(-0.2%)보다 0.3% 포인트 낮은 것이다.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중국 CPI는 지난 7월 0.3% 하락하며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8월 0.1% 상승하며 반등했으나 지난달부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비식품 물가는 0.4% 하락했지만, 식품 물가는 4.2%나 떨어졌다.

특히 중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로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돼지고기 가격이 31.8% 급락해 하락세를 주도했다.

상품(소비품) 물가와 서비스 물가도 각각 1.4%와 1.0% 하락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했다.예상치(-2.8%)와 전월치(-2.6%)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 PPI는 지난해 10월 -1.3%를 기록한 뒤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가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생산자 물가 하락 폭도 전달에 견줘 더 커지면서 중국 경제를 둘러싼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 하반기 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8∼9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어 선방했지만 다시 경제회복 동력이 약해지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과 11월 연이어 '기준치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기 수축 국면이 이어졌다. 

중국의 1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경제는 올해 지방정부 부채 증가, 주택시장 침체, 국내외 문제 등 여러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경기 회복이 더뎌지자 소비자들은 불확실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주택시장 침체에 대응할 촉매제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위기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면서 "소비자는 물가 하락 기대감에 구매를 보류하고 기업은 불확실성에 생산과 투자를 줄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소비자극과 내수진작, 주택분양활서화 등을 위해 은행들이 돈을 더 풀 수 있도록 지급준비율 인하 등을 정부 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구오셩증권의 슝 위안 이코노미스트는 차이나데일리에사 "소비자물가 하락은 여전히 약한 내부 동력, 불충분한 수요와 낮은 신롸를 나타내며 추가금리 인상 여지와 이르면 이달 안 지급준비율 인하의 여지를 남긴다"고 진단했다. 

민간은행인 중국민생은행의 원 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확대는 경기부양을 위한 핵심 과제이며 소비는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데 근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 8일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내년 경제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거시 조절과 내수 확대, 공급 부문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러나 폭우를 내릴 만큼 먹구름은 짙게 끼어있다. 미중간 무역전쟁에 이어 내수침체는 중국의 성장동력을 훼손시킬 수 있는 먹구름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임을 예고한 것은 비구름 중의 하나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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