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국내 생산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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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국내 생산 추진한다"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3.12.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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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부총리, 공급망 장관회의 주재...요소 할당관세 내년까지 연장
수요 대비 4.3개월분 물량 확보

중국 정부의 잇따른 수출 통제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요소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했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차량용 요소에 대한 할당관세를 내년까지 연장하고 차량용·산업용 요소에 대한 해상 운송비 일부도 한시 지원한다. 정부는 또 내년 하반기부터 원자재 등 핵심 품목을 확보하고 수출을 다변화하기 위해 최대 10조 원 규모의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조성하는 검토하고 있다.

국내 요소 생산은 롯데정밀화학이 2011년 전면 중단한데다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의 화합물인 요소가 생산 과정에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환경오염을 유발함에 따라 국내에서  전면 중단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안보공급망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안보공급망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정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차 경제안보 공급망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요소수 수급상황 대책을 공개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1월 요소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한 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정부는 요소수 대란이 발생한 2021년 말에도 요소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인건비와 원재료비 등을 검토한 결과 중국산에 비해 생산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요소수 대란도 진정되면서 흐지부지됐다.

중국산 요소는 카타르와 독일, 베트남 등 다른 요소 수출국보다 가격이 20%가량 싸다. 정부가 수입처 다변화를 지원하지 않는 한 기업들이 중국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요소의 국내 생산을 위한 연구 용역에서 환경오염을 막는 기술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들어온 차량용 요소에 할당관세 적용을 내년까지 연장하고 국내 반입되는 물량에 대해 내년 4월까지 해상 운송비 일부를 한시 재정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외 제3국 대체수입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또 조달청이 보유한 요소 비축물량 1930t의 긴급방출을 이달 시행하는 동시에 공공비축 규모를 확대하고 중소기업 공동구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에는 개별 기업의 수출 다변화와 시설 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한국수출입은행에 마련하기로 했다. 수은이 정부 보증을 받아 공급망 기금 채권을 발행해 조성한다. 정부는 공급망기금 보증 한도로 당초 계획(5조 원)의 두 배 수준인 최대 10조 원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이 설치되면 중국 정부의 수출 통제에 휘둘리지 않고 국내에서 요소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6일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한 총력 대응체제 가동에 들어갔다.차량용 물량 추가확보, 공공비축확대, 일일모니터링 체계 가동 등이 골자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는 6일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한 총력 대응체제 가동에 들어갔다.차량용 물량 추가확보, 공공비축확대, 일일모니터링 체계 가동 등이 골자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이 설치되기 전인 내년 4월까지는 민간 기업이 해외에서 요소를 수입할 때 소요되는 해상 운송비를 재정으로 한시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요소 할당관세도 내년까지 연장해 수입 물량을 지속 늘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중국(0%)을 비롯해 인도네시아(3.3%) 사우디아라비아(6.5%) 관세율은 내년 말까지 0%가 적용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요소뿐 아니라 중국산 수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인산이암모늄, 흑연, 갈륨, 게르마늄 등도 수입처 다변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농업용 비료로 쓰이는 인산이암모늄은 올 1~10월 수입금액 기준 중국 의존도가 95.3%에 이른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주 국내 업체가 베트남으로부터 5000t의 요소 수입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국내 공급여력이 지난달 대비 40일분이 증가, 현재 수요대비 총 4.3개월분의 물량이 확보됐다. 또 농업용 비료의 원료인 인산이암모늄은  현재 완제품 1만t, 원자재 3만t 등 총 4만t의 재고를 확보해 내년 5월까지 안정적으로 국내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수급 안정화를 위해 모로코, 베트남 등 제3국에서의 공동구매를 지원하고, 수급 불안이 있는 경우 현재 국내기업(남해화학)이  생산·수출하는 물량의 내수 전환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1일 수출 통제를 시작한 흑연도 수입처 다변화와 함께 국내 생산 기반 확충을 위해 민간 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8월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도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게르마늄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94.7%에 이른다. 정부는 당장 수급에 영향은 없지만 유럽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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