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금지 법안을 승인했다. 이 법안은 상원의 표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법안이 확정돼 시행되면 공급 감소로 우라늄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로 미국의 핵연료비용이 13%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우라늄 스팟 가격은 파운드당 82달러 수준이다.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지난 11일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수입금지를 승인했다.
'러시아산 우라늄 금수조치법(The Prohibiting Russian Uranium Imports Act)'은 제정 후 90일이 경과된 이후부터 적용된다. 2040년 효력정지되는 이 법안은 오는 2028년 1월1일까지 제재 면제 기한을 두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전체 농축 우라늄 수입의 24%를 러시아에 의존했으며, 이는 전체 상업 원자로 90여 곳에 원료로 공급됐다. 러시아는 미국의 해외 최대 우라늄 공급국이다. 이어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의 순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일련의 대러 제재를 시행해왔음에도 농축 우라늄에 대해서는 즉각 제재를 회피했다.
그러나 이번 하원의 승인으로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에 대한 금수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 소속의 민주당 조 맨친 의원과 공화당 존 바라소 의원은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마이닝닷컴은 전했다.
바라소 의원은 하원 표결 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면서 "블다리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산업을 우크라이나 침공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바라소의원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에 연간 약 10억 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연말까지 시한이 얼마남지 않은 데다 상원이 우크라이나 지원법안 등 처리해야 할 법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