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일본은행 총재 "물가·임금 지켜봐야…금융 완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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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일본은행 총재 "물가·임금 지켜봐야…금융 완화 계속"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12.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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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물가 목표 "임금·물가 선순환 확인하는 게 중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18~19일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끝내고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관측이 많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는 보류했다.일본은행은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2016년부터 단기 정책금리를 -0.1%로 억제해 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 총재. 사진=아시아파이낸셜
우에다 가즈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 총재. 사진=아시아파이낸셜

일본의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는 19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전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유지하고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의 금리 상한선은 1% 수준까지 용인하는 현행 정책도 그대로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경기에 대해서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는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기업 수익과 체감경기는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설비투자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고용과 소득 환경 역시 '완만하게 개선됐다'고 진단했으며 물가 상승의 영향은 있지만 개인소비도 완만한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마이너스금리정책의 조기해제 관측이 떠오르고 있었지만, 일본은행은 이를 배제했고 금융정책의 선행 지침(포워드 가이던스)도 바꾸지 않았다.

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 물가 2% 목표의 지속적인 실현을 향해  정확도는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만,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을 여전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 10월까지 19개월 연속 일본은행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물가안정 목표 달성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으며 목표 실현을 위해 현재의 금융완화 정책을 끈질기게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외국의 경제·금융정책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 받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국면에 들어가면, 그 국면에 들어가게 된 이유를 포함해 여러 가지 영향은 일본 경제에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환율 변화도 있을 수 있고 경제 자체가 인플레이션율이 저하하는 소프트랜딩(연착륙)적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일본 경제나 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고려하며 우리들의 금융정책을 결정해 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3개월 후, 6개월 후에 Fed가 움직일 것 같으니 그 전에 초조해서 우리들도 정책변경을 하겠다'는 생각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BOJ는 물가 기조의 고조에 대응을 느끼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피크아웃 중'이라고 말하면서 임금 인상 등에 따른 물가 상승에 대해 "지금까지의 견해를 따라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상승의 주역이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서 임금 상승으로 옮겨 더 지속하고 안정된 물가 상승을 전망할 수 있게 되고 있다고 우에다 총재는 말했다. 그는 2% 물가 안정 목표에 대해서는 "임금과 물가 선순환이 강해지는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들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상당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8월까지 달마다 전년 동월 대비 3%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9월과 10월에는 각각 2.8%와 2.9% 상승했다.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본점건물. 사진=아사히신문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본점건물. 사진=아사히신문

BOJ가 주목하는 2024년 춘계노사 협상은 새해부터 본격화한다. 우에다 총재는 "노동수급이 한층 더 긴축되고 기업 수익 개선이 계속되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임금 인상 움직임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등으로 퍼져 물가를 끌어올리는지를 파악하겠다는 게 우에다 총재 생각이다.

그는 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는 "좀 더 (임금과 물가) 상황을 보겠다"면서 "이런 생각이 정책위원회 회원들에게 '대세'인 생각"이라고 전했다.

일본은행은 앞서 지난 10월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되 시장 동향에 따라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는 쪽으로 통화정책의 미세조정을 했다.

일본 재계를 대변하는 게이단렌의 토쿠라 마사카즈 회장은 18일 정례 기자 회견에서 "전년 이상으로 임금 인상을 목표로 한다"면서 BOJ에 "가능한 한  빨리 (금융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년 1월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할지에 대해서는 우에다 총재는 "그때까지 들어오는 정보에 따라 결정된다"면서도 "들어오는 정보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말로 해제 관측을 견제했다.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내년 1월과 4월 마이너스 금리정책 해제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일본은행내 견해는 엇갈린다.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통계가 있는 만큼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 있는 환경 판단은 조기에도 가능하다는 의견과  실제 임금 인상 동향을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7일 일본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연말부터 내년에 걸쳐 한 층 더 도전적 상황이 될 것"이라고 발언해 시장에서 금융정책의 조기 정상화 관측이 높아졌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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